오바마 대통령이 디지털 격차 해소에 나선 이유는

오바마 정부 커넥트홈 프로그램은 소득에 따른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미국 각 지역의 소득별 초고속 인터넷 접근율 <자료 :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미국 각 지역의 소득별 초고속 인터넷 접근율 <자료 :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현재 미국은 소득에 따라 인터넷 접근권이 격차를 보인다.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소득 3만달러 이하 가구는 75%만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한다. 2만5000달러 이하 가구는 광대역 인터넷 이용률이 50%에도 못미친다. 반면 연소득 평균 7만5000달러 가구는 98%가, 연소득 평균 12만5000달러 가구는 92%가 광대역 인터넷에 가입했다.

백악관도 이 같은 현상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최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초고속 인터넷 사용률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저소득 가정 아이들은 이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냈다. 2013년 미국 지역사회 실태 조사와 국가 광대역 지도를 활용, 소득에 따른 디지털 격차가 심각하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인구 10만명 이상인 부유한 지역에서는 전체 가구 80~90%가 광대역 인터넷을 사용했다. 가난한 도시 지역 인터넷 보급률은 농촌 지역보다 더 낮았다. 텍사스주 중심부에 있는 산 안토니오 지역은 전 가구 65%가 인터넷을 이용 중인 반면 부유한 북부 교외 지역에선 83%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한다. 지역, 소득 모두 인터넷 도입률과 상관관계가 있지만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미국도서관협회도 최근 “미국 전역에서 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500만 가구가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많은 미국인들이 소득이 낮아도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지만 여기에도 비용이 발생한다. 가정 내 인터넷이 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퓨리서치센터 아론 스미스 디렉터는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삶을 개선하고 구직활동을 벌이며 인생에 있어 더 나은 무언가를 찾는다”고 말했다.

미 정부의 이 같은 디지털 격차 해소 움직임에 지자체와 민간 기업도 동참한다. 오바마 정부는 커넥트홈 프로그램을 위해 각 지역 시 당국과 콕스커뮤니케이션즈, 구글 피버, 센추리링크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 8곳, 대학 및 관련 업계와 손잡았다.

조지아주 메이콘(Macon) 지역 주민은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태블릿PC를 3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다른 지역사회에선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SAT 대비 프로그램과 기술 지원을 무상 지원한다.

구글 피버는 아틀란타,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 캔자스시티, 내쉬빌 지역주민에게 무료 인터넷을 보급한다. 베스트바이는 몇몇 지역에서 지역 주민을 상대로 컴퓨터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