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에 ‘기가(G) 마을’이 조성된다. 기가인터넷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응용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한 실증단지다. 기가 마을 구축을 놓고 통신 3사가 자존심을 건 기술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기가인터넷 사용자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통신 3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과 협약을 맺고 상암동 일대에 ‘차세대 기가네트워크 실증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자금 약 4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9월 초까지 구축을 마무리하고 9월 21일 일반에 공개한다. 통신 3사는 차별화된 기술로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 내 디지털미디어거리(DMS) 일대에서 기가인터넷 경쟁을 펼친다.
기가인터넷은 기존 유선 인터넷 최고속도(100Mbps) 대비 10배 이상 빠른 1Gbps 이상 통신 속도를 제공한다. 기존 인터넷(50Mbps)으로 2GB의 영화를 내려 받으면 2분 40초가 걸리지만 기가인터넷(1Gbps)으로는 16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KT는 증강현실(VR) 응용서비스와 실감형 초고화질(UHD) 서비스, 스마트홈 체험서비스, 기가인터넷 속도비교 체험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정육면체 홀로큐브 안에서 풀UHD 콘텐츠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가 홀로큐브’도 선보인다.
LG유플러스는 홈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과 실시간 스트리밍 홈케어 로봇, 무안경 3D 홀로그램, 무인 자동항법 드론, 기가 와이파이존 등을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도 85인치 8K UHD TV, 실감형 디지털 수족관, 위치기반 클라우드 영상서비스 등을 선보일 방침이다.
기가인터넷 실증단지는 9월 5일 개막하는 상암DMC 문화축제와 연동해 시너지를 높인다.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상설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실증단지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
통신 3사와 정부가 이처럼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것은 기가인터넷 전국 확산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통신 3사가 기가인터넷을 상용화했으나, 가입자가 87만(전체 5% 수준)에 그치면서 보급확대를 위한 계기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가인터넷이 상용화됐으나 아직까지 기가인터넷을 모르는 사람이 많고 활용법이 다양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며 “실증단지 구축을 계기로 기가인터넷 인지도가 높아지고 다양한 상용화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