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휴대폰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는 ‘가격’이었다. 시장이 침체됐다는 분석이 무색하게도 성능 좋고 가격이 파격적으로 싼 제품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대표 제품이 삼성 갤럭시노트3 네오다. 이 같은 제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전통적 비수기인 여름 휴대폰 시장이 들썩일 조짐이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출시한 ‘갤럭시노트3 네오’가 최근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SK텔레콤 공식 온라인몰 티월드 다이렉트에서 ‘일시품절’ 상태다. KT에서도 온·오프라인 모두 재고가 바닥났다. 삼성스토어에선 재고 입고가 지연되면서 길게는 일주일가량 대기해야 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평가와 상반된 현상이다.
두 회사가 이달 들어 지원금을 크게 올린 것이 주효했다. KT는 지난 9일 출고가 59만9500원인 이 제품의 지원금을 최고 59만9000원으로 올렸다. 추가지원금 500원을 받으면 ‘공짜’로 구입할 수 있다. SK텔레콤도 현재 최고지원금 59만9000원을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22일부터 온라인몰을 통해 최고 57만4000원의 지원금을 제공하면서 품귀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갤럭시노트3 네오는 이달 들어 15개월 제한이 풀리면서 지원금 상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
갤럭시노트3 네오 품귀현상은 저렴한 가격과 함께 탄탄한 ‘성능’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 제품은 보급형이지만 갤럭시노트3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출시 당시부터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입소문이 났다. HD 슈퍼아몰레드 화면과 2.3㎓ 쿼드코어 프로세서, 2GB 램, S펜 등을 갖췄다.
이처럼 성능은 뛰어나면서도 가격은 공짜 수준인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어 당분간 이동통신 시장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삼성 갤럭시A8과 갤럭시J5는 출시와 동시에 이통사가 최고 수준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어서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LG전자 밴드플레이와 G볼트 등도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꼽힌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단말기유통법 이전에는 70만원 이상 고가 단말기 판매비중이 전체의 50%를 넘었으나 지금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중”이라며 “중저가 단말기에 대한 관심이 확연히 늘어나는 등 합리적 소비 관행이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