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도 `공유경제 전진기지`...카셰어링 영역확장

필요한 시간에만 차를 빌려 쓰는 자동차 공유경제가 확산되고 있다.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한 ‘카셰어링’이 주택가와 관공서, 대형 유통매장에 이어 주유소까지 뚫었다. 공유차량 차고지가 소비자 생활 공간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고객층이 두터워질 것으로 기대됐다.

아파트 내 주차장에 마련된 그린카 공유차량
아파트 내 주차장에 마련된 그린카 공유차량

그린카(대표 김진홍)는 최근 국내 정유사 한 곳과 제휴를 맺고 서울,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울산 지역 주유소 24곳에 공유차량 차고지 ‘그린존’을 마련했다고 23일 밝혔다. 카셰어링 업체가 주유소에 차고지를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회사는 주유소 카셰어링 사업 가능성 타진을 위해 일부 주유소에서 차량 대여 요금을 30% 할인하는 이벤트도 실시한 바 있다.

회사가 주유소에 차량을 배치한 것은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이용 편의도 증진하기 위해서다. 우선 대부분 주유소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만큼 차량을 빌리고 반납하기 쉽다. 대부분 업소가 24시간 개방되기 때문에 언제든 차를 빌릴 수 있다.

공유차량 관리도 한결 쉬워진다. 공유차량은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 후 연료를 채워놓는 것이 기본 매너다. 차고지 자체가 주유소인 만큼 출발·반납 시 기름을 넣거나 세차를 하기 쉽다. 고객이 직접 기름을 채울 때는 차량 내 비치된 전용 주유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그린카는 주유소 외에 롯데백화점 내 차고지도 9곳 추가했다. 본점을 비롯해 서울·인천과 경기 지역 롯데백화점에 올 뉴 투싼과 QM3를 투입했다. 지난 6월 롯데그룹 편입에 따른 시너지가 점점 확대되는 모양새다. 회사는 지난 15일에도 그룹 유통계열사 롯데하이마트 매장 20여곳에 공유차량 차고지를 확보했다.

회사는 고객 유인 효과가 높은 아파트와 원룸 건물 차고지도 계속 확장한다. 현재 NH주택공사, 푸르지오 서비스 등과 제휴해 12개 동 아파트에서 공유차량을 운용 중이다. 이곳은 40대 차량 이용률이 다른 차고지보다 세 배 이상 높다. 향후 아파트 내 차고지를 추가로 확보하고 원룸 건물 30곳에서 공유 차량을 운용할 계획이다.

그린카 관계자는 “주유소와 주택가는 소비자가 차를 접하기 쉽고 반납하기도 좋은 장소”라며 “카셰어링 접근성을 강화하고 이용 연령층을 확대하고자 차고지를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