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도를 향한 야망을 드러냈다. 이미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중국 시장이 꺾일 기미를 보이자 인도 영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애플이 최근 인도에 처음으로 TV광고 캠페인, 소매인 네트워크 확장, 추가 자금 지원정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고 로이터 및 외신이 26일 전했다.
애플은 최근 인도 시장 전반을 책임질 고위 임원(senior executive)을 새로 고용했다. 뉴델리 당국과 협력하는 것을 도울 정책 조언자를 구한다는 광고도 시작했다.
애플은 인도에서 처음으로 소비자를 겨냥한 스마트폰 TV광고도 선보였다. 매력적 모습의 인도 여성이 영상 통화 기능인 페이스타임을 활용해 결혼식 전 신랑을 맞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을 담았다. 가격정책도 변경한다. 애플은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6를 사면 무이자로 매월 기기 가격을 분할 납부할 수 있게 하는 정책도 펼치고 있다. 애플 뮤직은 현지에서 미국보다 5분의 1 저렴한 가격인 월 120루피(약 2200원)에 서비스 중이다. 현지 소매상들은 “이전에도 가격을 지원해왔지만 운영이나 마케팅에까지 집중한다는 것은 애플이 시장을 좀 더 확실히 겨냥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올해 800만대 출하될 것”이라며 “애플은 인도에서 4월 불과 100만대를 판매, 이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자이딥 메흐타 IDC 디렉터는 “애플은 포부가 넘치는(aspirational) 브랜드”라며 “지속 성장을 위해 이 시장 점유율을 균형 있게 조절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는 지난 1년간 인도보다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애써왔다. 중국은 애플 아이폰(iPhone)을 처음 출시한 지난 2007년 이후 지금은 아이폰이 ‘꼭 가져야 할 기기(Must-have device)’로 등장할 정도로 커졌다. 하지만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여론이 급증했다.
2분기 인도 시장에서 거둔 좋은 성적도 공격적 마케팅에 힘을 실어준다. 2분기 아이폰 매출액 성장률은 93%를 기록해 처음으로 중국 성장률 87%를 앞질렀다. 물론 애플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단 2%에 불과하다. 반면에 라이벌인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품군을 다각화해 매출액 기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 자이딥 메흐타 경영 디렉터는 “애플이 의도적으로 인도 유통망을 확장해 자사 제품을 적극 노출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마케팅 비용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현지 유통업자와 몇몇 전자 소매 체인점 임원은 애플이 자사 기기를 소비자 눈에 잘 띄는 곳에 놓는지 진열 공간을 확인하고 유통 업체 수도 기존 5개에서 갑절 이상 늘렸다고 입을 모았다.
전자기기 체인점 고위 임원은 로이터 측에 “애플이 인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려고 한다”며 “유통망을 늘려 점차 작은 도시로 접근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