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3대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 양대 IT기업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임러 아우디 BMW가 노키아 지도사업 ‘히어’를 인수한 배경으로 애플, 구글과 차량 데이터 공유를 하지 않기 위해서란 해석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독일 자동차 3사의 히어 인수 결정은 자체 데이터를 넘기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차량용 OS로 자동차 시장 영향력을 넓히려는 IT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세 자동차 제조사는 히어 인수로 자체 커넥티드카 플랫폼을 만들 생각이다.
애플과 구글은 각각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개발했으며, 차량에 탑재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업체는 애플이나 구글과 차량 운전 기록이나 위치 정보 등 데이터를 공유해야한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아우디, BMW, 다임러는 해당 데이터를 공유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히어를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카 플랫폼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 데이터는 보험회사에서 보험 비용 산출이나 차량 정비를 위한 서비스 등에 유용해 별도로 판매할 수 있다.
히어를 인수하며 다른 자동차 업체가 히어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도 그 때문이란 해석이다. 자체 커넥티드카 플랫폼 필요성이 자동차 업계에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세 업체뿐 아니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도 차량 시스템 데이터를 애플이나 구글과 공유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GM은 올해 초 향후 차량 데이터 판매로 3년간 3억5000만달러(약 4000억원) 매출을 추가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키아 히어는 북미와 유럽 지도 시장에서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9억7000만유로(약 1조240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자동차 시장에서 발생했다. 아우디, BMW, 다임러는 지난주 히어를 공동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가격은 25억유로(약 3조2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