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동기 변호사 3인이 뭉쳐 온라인 법률상담 플랫폼을 오픈했다. ‘전관예우’ ‘법조 브로커’ 등 법률시장의 오랜 문제를 혁신하고 법률 서비스 문턱을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효연 변호사(대표), 이상민 변호사, 남기룡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39기 동기다. 나이도 개성도 서로 달랐지만 연수원 같은 반에 속한 것이 인연이 됐다. 이들은 각자 대형 로펌과 개업 변호사 길을 걸었다.
3인은 이달 초 변호사 상담 플랫폼 ‘헬프미’를 오픈했다. 헬프미는 온라인에서 로그인 중인 변호사가 실시간 상담을 해주거나 예약상담으로 쉽고 편리하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금융 소송을 주로 전담하던 박 변호사가 먼저 온라인 법률 서비스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그는 일반인이 법률서비스를 이용하기에는 문턱이 너무 높고 제대로 된 정보도 없다는 데 문제의식을 느꼈다. 해당 분야 전문 변호사가 누구인지조차 모르고,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분쟁액수가 1000만원 미만일 때에는 소송하기조차 어렵다. 변호사 상담을 받으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박 변호사는 “일반인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적합한 변호사를 찾을 수 있는 정보도 없고 소송을 전제로 한 상담이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험 삼아 온라인에서 무료로 법률 서비스를 해주겠다고 메일을 보내라고 했더니 한 시간 만에 메일이 수십 통 오는 것을 보고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형사소송을 담당하던 이상민 변호사는 로펌을 그만두고 메가스터디에서 로스쿨 강의를 한다.
이 변호사는 “대형 로펌에서 일해도 장기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해야 한다”며 “차라리 내 실력을 보여주고 대중으로부터 인정받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 마니아인 그는 경험을 살려 계정도용, 모욕 등 온라인 관련 법률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부동산 관련 전문가로 먼저 독립했던 남기룡 변호사가 창업 멤버로 힘을 보탰다. 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한 남 변호사는 헬프미에 참여하는 변호사를 연결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향후 100명까지 상담 변호사 풀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남 변호사는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가 높은 법률 서비스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였는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니 기존 변호사와 로스쿨 출신 변호사 간 무분별한 경쟁만 이뤄지고 있다”며 “헬프미를 기반으로 소비자는 보다 투명하게 자신이 원하는 변호사를 찾고, 변호사도 더욱 수월하게 고객을 만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