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보고 싶은 영화 많은데….”
27일 처음 접한 LG유플러스 ‘LTE비디오포털’ 서비스는 고급 뷔페식당에 온 것만큼이나 만족스러웠다. 그야말로 ‘입맛’에 따라 골라볼 수 있는 동영상이 무궁무진했다. 최신 영화부터 구하기 힘든 미국 드라마(미드)까지 없는 게 없었다. 데이터무제한 요금제가 아니었지만 와이파이를 통해 내려 받은 뒤 지하철에서도 영상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동영상 찾아 인터넷을 떠도는 ‘영상 난민’ 신세를 벗어날 수 있겠구나 싶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29일 이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강조하는 ‘미 센트릭(Me-Centric)’ 철학을 구현했다. 가치창출 중심이 공급자가 아닌 ‘사용자(Me)’인 시대를 열겠다는 것.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로 구성되는 이동통신 생태계에서 ‘콘텐츠(C)’와 ‘플랫폼(P)’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서비스는 LTE비디오포털 애플리케이션(앱)을 앱장터에서 내려 받아 이용할 수 있다. 타사 가입자도 이용 가능하다. 폐쇄성을 벗어던진 좋은 시도로 보인다. ‘플랫폼(P)’을 장악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구글플레이 등 앱장터에 올라온 불만 글에 솔직한 댓글을 빠짐없이 달아주는 것을 볼 수 있는데, LG유플러스가 이 서비스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LTE비디오포털 앱은 우선 보기가 편하다. 편집이 깔끔하고 사용자환경(UI)이 직관적이다. 무엇보다 동영상 콘텐츠가 많다. 총 13만편 넘는 동영상이 들어 있다. TV·영화·드라마·편집영상·UCC·학습영상 등이 총망라됐다. 국내 최다 수준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검색과 추천 기능을 강화한 점도 특징이다. ‘야구’로 검색하면 TV 다시보기·영화·키즈·애니·인문학특강·스포츠·대박영상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식이다. TV에 나온 맛집을 현재 위치와 가까운 순(위치정보제공 동의 시)으로 보여주는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TV홈쇼핑 코너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추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은 기억해둘 만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타사 비디오 서비스는 어느 한편으로 치우친 동영상만 제공하지만 LTE비디오포털은 모든 비디오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최초의 모바일 서비스”라며 “고객 중심 맞춤형 UI로 편리함을 더했다”고 말했다.
LTE비디오포털 앱이 이동통신 3사를 넘나드는 동영상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용료’라는 산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을 시청할 때 분당 약 15MB 데이터가 소모되는 건 와이파이로 대체할 수 있다. 데이터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는 게 제일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LG유플러스 가입자가 비디오요금제에 가입해 LTE비디오포털을 이용하더라도 무료로 볼 수 있는 동영상은 전체 13만편 가운데 1만편 정도로 제한된다. 나머지는 추가 결제를 해야 시청할 수 있다. 최신영화는 최고 1만원에 달하며, 적어도 1000원 내외 요금을 내야 한다. 타사 가입자는 월 1만7000원을 내야 모든 동영상에 접근이 가능하다.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대체 경로’가 다수 존재하는 국내 현실에서 이만한 금액을 선뜻 지불하게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