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길거리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듯 전기도 손쉽게 뽑아 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전기충전뿐 아니라 기기를 돌리는 상용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어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차량 공회전이나 디젤발전기 사용을 빠르게 대체할 전망이다.
파워큐브(대표 한찬희)는 상용 전기자판기 ‘e박스(Box)’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11월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양 손바닥을 합친 크기인 이 제품은 기기나 설비 배터리 충전과 함께 상용전원까지 공급한다. 220V 일반 전원(3㎾h) 콘센트에 장착하지만 최대 7㎾h 전기를 뽑아낼 수 있다. 스마트폰 등 휴대용 전자기기나 전기차·전동 휠체어·전기스쿠터뿐 아니라 디젤발전기를 사용하는 공사·영업현장 장비나 공회전 차량 냉난방 전원까지 공급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집 밖 시설물 전기를 사용하더라도 전기요금은 사용자 본인에게 개별 과금되도록 했다. e박스는 220V 일반 전원 콘센트와 7㎾h급 전기차 충전용 콘센트(5핀), 상용 전원(7㎾h급) 등 모두 3개 전력공급구를 제공한다. 추가 수전설비 공사 없이도 손쉽게 설치할 수 있고 수전설비를 추가 확장하면 공급 전원을 최대 50㎾h까지 늘릴 수 있다.
e박스는 전력 요금을 사용한 만큼 이용자가 납부하도록 설계됐다. 주차장이나 건물 콘센트에 부착된 전자태그(RF태그)를 이용해 사용자 인증을 거친 후 무선망(3G)으로 사용량 정보가 중앙 서버에 전달된 후 일반 전기요금처럼 개별 과금된다. 공동주택이나 아파트·건물 전기를 이용하지만 전기요금은 실제 사용자가 부담하도록 통신체계를 갖췄다.
전기자판기는 충·방전과 과금·전력량계·통신 장치·누전 차단기·과열방지 장치 등으로 구성됐다. 보안 암호화 솔루션을 탑재해 다수의 이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개별 사용량 정보나 데이터 조작 등 해킹을 방지할 수 있다.
파워큐브는 각종 인증과 규격을 받은후 연내 제품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제품 마케팅 차원에서 장애인 전동 휠체어 고객에 한해 전기요금을 대납해 무상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찬희 파워큐브 대표는 “전기차 등 충전과 함께 상용 전원까지 공급하는 제품으로 외부에서도 전기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떳떳하게 요금을 낼 수 있다”며 “탄소배출이 심각한 경찰버스 등 공회전 차량이나 노점·공사현장에서 운영하는 디젤발전기 대체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