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 취리히) 학생들이 개발한 이륜 전동 휠체어 스칼레보(Scalevo)는 본체 하단에 달린 캐터필러(무한궤도)와 자세를 제어하는 각종 센서로 다른 사람 도움 없이도 계단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라이다(LIDAR) 센서로 계단까지 거리를 인식하고 의자 뒤쪽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진행 상황을 팔걸이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학생 10명이 시제품 개발까지 걸린 기간은 9개월이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4일(현지시각)부터 사흘 간 개최되는 ‘내쇼날인스트루먼트 위크(NI Week) 2015’ 사전행사인 아카데믹 세션에는 스칼레보를 비롯해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NI솔루션을 활용한 연구개발 사례를 선보였다.
NI가 내장형 제어계측 시스템 컴팩트(Compact)RIO를 학생·교육용으로 맞춰 내놓은 마이(my)RIO는 시스템 개발 과정을 간소화하고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다양한 영역에서 각광 받았다.
스칼레보 개발에 참여한 미로 보엘미 ETH 취리히 학생은 “원래 각종 센서와 액추에이터, 모터 등을 제어하고 신호를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랩뷰와 마이RIO를 사용해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 사례도 돋보였다. NI위크에 초청된 아카데믹 세션 파트너 중 유일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인 이노템즈(대표 전세형)는 전자공학·의공학 교육과 웨어러블 헬스케어 제품 개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생체신호 측정 키트를 선보여 주목 받았다.
온도계와 혈당기, 심전도 센서 등 각종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해 주는 솔루션이다. 마이RIO를 내장했으며 실험과 실습을 위한 교육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공되는 보드 형태 회로를 통해 개발자가 직접 하드웨어를 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선 교육과 개발용으로 시장에 출시했다. 향후 생체정보 관련 국내 법제도가 정비되면 디지털 헬스케어 융합용 소스 플랫폼으로 활용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NI는 아카데믹 세션을 이번 NI위크 사전행사로 배치하며 교육 분야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학 교육에서 전자산업 발전을 비롯해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마이RIO 기능을 간소화하고 손바닥만한 크기로 줄여 집에서도 혼자 공부하고 개발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아날로그 디스커버리2-NI에디션‘도 이날 함께 첫 공개했다. 2채널 오실로스코프와 16채널 디지털 패턴 제너레이터 등을 내장한 소형 모듈이다.
데이비드 윌슨 NI 아카데믹 제품 총괄은 “교육과 연구와 산업이 함께 잘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며 “교실과 연구실을 넘어 각 학생 개인이 집에서도 홀로 연구하고 전문가가 되는데 도움이 되는 제품을 꾸준히 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 오스틴(미국)=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