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 TV와 정수기가 국내에 상륙한다. ‘가격대비 성능’을 내세운 샤오미가 보조배터리, 인터넷카메라, 체중계 등 보조기기를 넘어 정보가전과 생활가전 품목인 TV와 정수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조만간 오픈마켓 G마켓과 옥션에서 TV와 정수기, 가습기 3개 품목을 판매한다. 샤오미는 올 상반기 보조배터리, 셀카봉, 아이피카메라, 체중계, 액션캠 등 소형가전·액세서리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샤오미는 본사 판매망 구축 대신 국내 유통업체를 통해 진출한다. SK네트웍스, 코마 등 다수 유통업체가 참여한다. 이들은 G마켓, 옥션과 협상을 마무리하고 판매에 착수한다. 유통업계는 판매 추이에 따라 샤오미가 국내 오프라인 매장 진출을 노릴 것으로 관측했다. 최근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오프라인 가전전문 매장들이 중국 소형가전 판매를 늘려왔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미 지난달 스마트기기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샤오미 특별판매전을 개최한 바 있다.
샤오미가 내놓은 TV와 정수기는 낮은 가격에 소구했던 중국산 가전과 달리 프리미엄급 스펙을 갖췄다. 국내 삼성·LG·코웨이와 직접 경쟁 대상이 될 수 있다.
샤오미 TV는 초고화질(UHD) 해상도에 메탈 디자인을 채택했다. 9.9mm 두께에 쿼드코어 중앙처리장치(CPU), 안드로이드5.0 롤리팝을 탑재했다. 스마트TV다.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국내에서 판매중인 중국 하이얼 TV보다 기능이 월등하다. 제품가격은 유사 스펙을 갖춘 국내 삼성·LG TV 절반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기도 4개 역삼투 필터정화 방식으로 0.001 마이크론 크기의 불순물까지 제거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필터 교체주기를 알려주고 이상 진단까지 가능한 스마트 정수기다. 중국 현지 판매가는 원화 환산 기준 25만원 수준이다.
샤오미 국내 진출 확대는 국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점이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도 몇몇 제조사에만 의존하던 상품 구매원을 다양화할 수 있다.
국내 가전 제조업체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내수 TV·가전시장이 정체인 가운데 낮은 가격대의 인지도 있는 외산 제품이 늘어나는 것이 부담이다. 최근 국내 가전 소비자도 ‘국가 충성도’보다는 해외 직접구매 등을 통해 성능대비 낮은 가격 상품을 선호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샤오미는 올 상반기 여러 중소 가전에서 연이은 국내 완판(완전판매)을 기록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며 “‘가성비’를 내세워 TV와 가전으로 진출하는 샤오미의 국내 공세에 삼성·LG·코웨이 등 국내 주요업체도 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