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하고 깜찍한 곰과 토끼가 지난 주말 중국 경제 중심지 상하이 한복판을 들썩이게 했다. 주인공은 라인 캐릭터 ‘브라운’과 ‘코니’다. 상하이에 라인 캐릭터 제품과 디저트를 파는 정식 판매점 ‘라인프렌즈 카페&스토어’가 문을 열자 5000명 이상이 대기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중국에선 라인 메신저를 이용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다.
중국에서만 빚어지는 현상은 아니다.
지난 3월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문을 연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3개월간 65만명이 다녀갔다. 지역별로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지에서 매장을 찾았다. 한류 본거지로 자리잡은 남이섬 3개월 방문객 50만명을 훌쩍 넘는 수치다.
남이섬이 라인프렌즈 매장 450배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작은 매장이 뿜어내는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 관련 매출액이 20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22일에는 ‘브라운’과 ‘코니’가 외교부 명예 외교관으로 위촉됐다.
매장 주요 방문자는 20·30세대다.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주요 방문객 연령대는 어린이가 아닌 20대와 30대가 주를 이룬다”고 밝혔다. 귀여운 캐릭터에 푹빠진 젊은 세대가 캐릭터 상품에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라인프렌즈 인기는 메신저 라인에서 비롯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온라인 메신저 라인 이용자간 재미있는 소통수단으로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이를 오프라인으로 연결한 것이 주효했다”며 “오프라인 매장 인기는 다시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프렌즈는 올해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31일 부산과 서울 영등포에도 매장을 추가로 열어 세계 각지에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다음달 홍콩점을 열 예정이고 베이징, 청두 등에도 정식을 매장을 연내 문 연다. 3년 안에 중국과 미국, 대만 등 세계 각지에서 100개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다.
라인 신화를 일궈낸 신중호 라인플러스 대표가 지난 3월 라인 라인프렌즈 대표까지 겸임하면서 오프라인 확장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라인프렌즈는 지난 3월 캐릭터 사업을 전담하는 단독 법인으로 설립됐다. 일본 라인이 100% 출자한 자회사다.
다음카카오도 지난해 캐릭터를 활용한 매장을 열었다. 서울 신촌, 대구에 이어 지난해 11월 27일 코엑스점까지 확대 오픈했다.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도 출시한다. 카카오프렌즈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퍼즐 게임 ‘프렌즈팝’을 이달 내놓는다. NHN픽셀큐브와 공동 개발했다. 다음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프렌즈가 캐릭터 게임 경험과 노하우를 함께 살렸다. 인터넷 메신저를 기반으로 쌓은 캐릭터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전략이다.
인터넷 기업의 캐릭터 전략은 감성과 소비를 온·오프라인으로 연결되는 키덜트 시장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키덜트 시장은 총 규모가 5000억~7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소비가 늘면서 성장세도 매년 20~30%에 달한다. 해외 시장과 온·오프라인을 연결할 경우 규모가 수십조원을 넘어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즈니와 맥도널드 등 글로벌 기업이 친근한 캐릭터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라며 “캐릭터의 오프라인 인기는 다시 온라인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세를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