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주요 인터넷 업체에 사이버 경찰을 상주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국이 대형 IT기업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업체에 사이버보안 경찰을 상시 근무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신화통신 보도를 인용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전했다.
사이버 경찰은 인터넷 사기, 포르노 등 사이버 범죄를 비롯해 대테러 방지 등 중국 정부가 규정한 불법 행동과 해킹을 막는 역할을 담당한다. 사이버 경찰이 직접 자국 인터넷 기업이 정부당국 요구와 규제를 준수하는지 감독하게 하는 셈이다. 중국 공공보안당국은 사이버 경찰 파견 기업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에 투자한 외국 IT기업 포함 여부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인터넷 분야에서는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과 SNS 업체 텐센트(텐센트 홀딩스), 검색 엔진 서비스 업체 바이두 3개사가 대표기업이다.
알리바바 대변인은 이와 관련, “중국 정부와 협력해 온라인 불법활동에 맞설 것”이라며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보안성과 안전성을 늘려 플랫폼을 사용하는 고객을 보호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텐센트와 바이두, 중국 정부는 답변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이 이처럼 실제 사이버 경찰을 웹 업체에 근무하게 하는 것은 자국 인터넷 환경에서의 지배력을 키우기 위한 차원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중국은 올 초 마약 홍보 등 불법 서비스를 자행하거나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글이 올라온 SNS 계정을 삭제하도록 했다.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거나 포르노를 포함한 불법 콘텐츠를 보급하는 계정도 삭제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로버트 애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 회장은 “중국 정부 움직임엔 두 가지 동기가 있다”며 “첫째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정보 흐름을 통제해 제어력을 키우는 것이고 둘째는 중국 인터넷 업계를 완전한 원주민(indigenous)으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다. 비즈니스 전문 SNS업체 링크드인은 지난해 중국어 사이트를 열어 이 시장에 진입했다. 제프 와이너 링크드인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정부당국이 요청했던 민감한 글의 검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발표 이후 이 회사는 아직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애플도 함구 중이다.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은 애플에도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애플 대변인은 중국 정부 움직임을 밝히지 않았지만 애플은 과거 중국 데이터센터에 저장된 현지 사용자 정보가 철저히 암호화돼 있어 현지 서비스 제공업체가 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다고 알린 바 있다.
신화통신은 “IT업체에 근무할 사이버보안 경찰팀은 사용자 불법 활동을 업체들이 막을 수 있게 도울 것”이라며 “IT업체가 이들을 통해 보안성을 높이고 불법 온라인 활동도 효과적으로 빠르게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