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익 칼럼] 원하는 것을 즉시! 온디맨드 경제가 몰려온다

[안병익 칼럼] 원하는 것을 즉시! 온디맨드 경제가 몰려온다

직장인 김미혜(28)씨는 요즘 웬만한 것은 다 모바일로 즉시 해결한다. 얼마 전 이사 한 논현동 원룸도 부동산 앱을 통하여 지하철 역 근처의 방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직접 발품을 팔지 않아도 위치와 가격, 내부사진 등을 조회하여 마음에 드는 방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모임장소 결정 및 예약도 맛집 앱으로 뚝닥 해버린다. 앱으로 리뷰 등을 보고 괜찮은 음식점을 정한 뒤 버튼을 눌러서 예약하면 끝이다. 회식 후 귀가할 때는 앱으로 택시를 부른다. 세탁서비스와 청소도 앱으로 부르면 간단하게 끝난다. 또 차가 지저분해지면 세차도 앱으로 불러서 해결한다. 회사에서는 전자식권 앱으로 편리하게 점심을 먹는다. 나가기 귀찮을 때는 배달대행 서비스를 통해 배달이 안 되는 음식도 집에서 시켜먹는다. 이제 스마트폰 하나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즉시 얻을 수 있는 온디맨드(On Demand) 시대가 열린 것이다.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어느 곳에 있든 현재 있는 곳에서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주문 및 소비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어 놓았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서비스에 이어서 요즘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기반 `온디맨드` 경제가 뜨고 있다. 음식배달 앱에서 시작한 모바일 기반 온디맨드 서비스가 이제 부동산·맛집·세탁·세차·택시·피트니스·청소·차량수리 등 오프라인 전체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온디맨드 경제는 각종 서비스와 재화가 앱과 온라인 네트워크 등 IT 기술을 통해 수요자가 원하는 형태로 즉각 제공되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온디맨드 경제는 기존 오프라인 시장을 앱(온라인) 시장으로 끌어오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중심 축 역활을 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가 O2O 기반 온디맨드 경제의 문을 열었다면, 국내에서는 음식배달앱을 시작으로 부동산, 맛집, 택시, 세차, 주차, 세탁, 청소, 피트니스 등 오프라인 전 업종으로 O2O 기반의 온디맨드 서비스 열풍이 본격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음식배달 앱인 ‘배달의 민족’의 월간 배달 주문 건수는 500만여 건에 이르고 카카오택시 앱의 누적 호출 수는 월간 500만 건을 넘는다. 대표적인 부동산 온디맨드 앱인 `직방`은 다운로드 800만을 돌파했고 맛집 앱 `식신핫플레이스`의 사용자는 150만을 넘었으며, 자동차의 수리 견적을 내주는 ‘카닥’의 견적요청 건수도 월간 7천건을 기록했다. 세탁물 배달·수거 서비스 ‘크린바스켓’, 집안일 대행서비스 ‘홈마스터’, 주차장 예약 서비스 ‘파킹클라우드’, 세차 서비스 `와이퍼` 등도 대표적인 온디맨드 서비스이다.

모바일 온디맨드형 O2O 서비스가 주목 받는 이유는 앱을 통한 주문·결제로 생활의 불편을 즉시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이다. 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O2O와 핀테크 기반의 서비스가 결합되어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들의 솔직한 평가와 후기를 실시간으로 참조할 수 있고 세세한 요구사항도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셜 기능이 제공되어 소비자들은 양질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온디맨드 경제 모델은 최근 한국에서도 여러 창업 사례가 등장하면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창조경제의 창업 활성화 분위기 속에서 온디맨드 경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업 모델의 성공 가능성과는 달리 실제 환경에 따라 서비스의 성공여부가 갈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성공 가능성을 주목 받으며 온디맨드 세차 서비스가 우후죽순 출시 됐지만 지금은 다 철수하고 1~2개만이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디맨드 모델이 단순히 모바일을 통해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다. 성공적인 온디맨드 서비스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풀기 위해 고민 끝에 나온 서비스들이다. 또한 온라인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을 효과적으로 연계 시키는 것도 중요한 성공요인 중 하나이다.

수요자의 니즈에 맞춘 세분화된 니치마켓을 타깃으로 하는 온디맨드 서비스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탁해’, ‘푸드플라이’, ‘띵동’ 등 배달대행 서비스들은 음식을 비롯해 다양한 물건을 집에서 편안히 받고 싶은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켜준다. 이들은 유명 레스토랑이나 맛집의 음식은 물론 생필품까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물건을 배달대행 해준다. 직장인들이 스마트폰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식사값을 계산할 수 있는 전자식권 서비스인 ‘식신e식권’도 하루 평균 이용 건수가 3000여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세탁 서비스 `세탁특공대`, 퍼스널트레이너를 1:1로 매칭시켜 주는 `헬로마이코치` 등도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니치마켓의 온디맨드 서비스들이다.

최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O2O 수요가 있는 분야이면 어디나 오프라인 시장과 연계된 온디맨드 서비스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온디맨드 서비스는 온라인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을 얼마만큼 잘 구조화하고 연계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또한 사업모델을 시스템화 시켜서 수작업이 아닌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700조에 달하는 민간소비가 O2O 기반의 온디맨드 서비스로 재 탄생하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신산업 생태계가 형성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필자소개/안병익

국내 위치기반 및 소셜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LBS산업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이사, 한국텔레매틱스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연세대 컴퓨터과학 박사로 KT 연구원으로 재직하다가 1998년 사내벤처를 시작으로 2000년 포인트아이㈜를 창업해 2009년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고, 2010년 위치기반SNS 기업 씨온을 창업해 사용자참여형 맛집정보서비스 ‘식신 핫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