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3D) 프린터가 주방가전 시장을 넘보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이 음식 준비시간을 줄이고 세계 기아를 해결할 흥미로운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사이언스데일리가 9일 전했다. 3D 프린팅이 제조업을 넘어 음식요리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르면 내년 3D 프린터 주방기기가 대거 등장한다. 몇몇 업체가 해당 기술 테스트에 돌입했다. 3D 프린팅 기술은 이미 우주 비행사를 위한 음식 제작에 활용되고 있다.
파스타, 소스, 빵을 제조하는 이탈리안 음식 전문 업체 바릴라(Barilla)는 네덜란드 연구소 TNO와 손잡고 4년간 개발한 파스타 요리용 3D 프린터 시제품을 선보였다. 미첼라 페트로니오 바릴라 연구개발(R&D) 부서장은 “누구도 쉽게 만들어낼 수 없는 모양의 파스타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 노력 끝에 기기를 만들어냈다”며 “3D 프린팅은 음식 디자인 업계에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용 음식제조 3D 프린터 분야에는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둔 스페인 업체 내추럴머신(Natural Machine)이 첫발을 내디뎠다. 이 업체는 음식제작용 3D 프린터 푸디니(Foodini)를 올해 말 한정 판매한다. 이 제품은 약 1500달러로 집에서 통상 쓰는 식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 수 있다.
리네트 쿡스마 내추럴머신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겸 공동창업자는 “우리 목적은 재미와 함께 더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푸디니는 초콜릿이나 설탕 등 한 가지 형태 음식뿐 아니라 여러 영양 성분이 들어가 있는 캡슐 형태 알약까지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양사는 모두 융착 모델링(FDM)으로 알려진 기술을 활용한다. 소재를 특정 형태로 층층이 쌓는 기술이다. 다른 기술은 분말 베드 프린팅(Powder Bed Printing)으로, 액체를 이용해 가루층이 젖게 만드는 기술이다. 물이나 지방을 접착제로 활용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현재 빵집이나 사탕 제조사 등이 활용하는 전문가용 3D 프린터 가격은 5000~1만유로다. 린든 TNO 연구원은 “속도도 중요하다”며 “15개 파스타 조각을 2분 만에 만들었지만 양산에 활용할 수준은 아직 아니다”고 말했다. 식용벌레를 재료로 고단백 쿠키를 만드는 가정용 3D 프린터도 나올 예정이다.
물론 3D 프린터가 모든 요식업자들에게 환영받고 있지는 않다. 3성급 미슐랭 레스토랑 엘불리의 유명 셰프 페란 아드리아는 “3D 프린터가 주방으로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런 종류의 장비가 전문 케이터링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지만 가격만 맞는다면 가정용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