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가 게임업체로는 넥슨에 이어 두 번째로 ‘1조원 클럽’에 도전한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1분기 2034억원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 1분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3월 출시해 100일 만에 1000억원 매출 고지를 점령한 ‘레이븐’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관측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넷마블게임즈는 넥슨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1조원 매출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올해 1조원 매출을 달성하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상승세를 숨기지 않았다.
‘레이븐’은 8월 현재, 매출 수준을 2분기와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 등 기존 게임도 호조를 보였다.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기준 1위(레이븐), 2위(세븐나이츠), 3위(모두의 마블)가 모두 넷마블게임즈 게임이다.
하드코어 롤플레잉게임(RPG)으로 쌓아온 탄탄한 유저 층에 출시 1년 이상 지난 게임도 다시 상위권에 올려 놓는 넷마블게임즈만의 노하우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윤상 게임넥스트웍스 대표는 “기획이 탄탄한 콘텐츠, 라이브 운영 등 모바일게임 서비스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쌓은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상승세인 중국 게임도 국내에서는 넷마블게임즈 벽을 뚫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신작도 풍성하다. 넷마블앤파크가 개발한 ‘이데아’를 비롯해 ‘프로젝트 KON’ ‘블레이드왈츠’ ‘아크문’ ‘에픽사가’ 등 모바일 RPG 하반기 출시를 대기한다.
중국에서 크게 히트한 모바일 1인칭슈팅게임(FPS) ‘전민돌격’, 디즈니캐릭터와 ‘모두의 마블’을 합친 ‘모두의 마블 디즈니’ 등 스포츠, 캐주얼 장르 무게감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에서는 하반기 ‘레이븐’을 중국과 일본에 수출한다. 또 최근 1500억원을 들여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SGN을 통해 북미, 유럽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넷마블게임즈 성장은 국내 게임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게임즈가 ‘리니지2’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만드는 ‘프로젝트S’는 엔씨소프트와 협업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엔씨소프트는 자타공인 MMORPG 제작의 강자지만 외부 문호 개방에는 인색했다.
상반기 ‘레이븐’ ‘크로노블레이드’ 등 넷마블게임즈를 공동 마케팅한 네이버는 여세를 모아 다수 모바일게임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NHN엔터테인먼트 분사 이후 다시 게임 비즈니스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넷마블게임즈 성장은 국내 게임시장 규모를 키우는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윤상 대표는 “(넷마블게임즈가) 지금 추세대로 성장한다면 또 하나의 ‘넥슨’이 탄생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