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산업에 자금이 쏠리면서 중소기업들이 핀테크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사업자가 전자금융업에 등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부터 2015년 8월 초까지 총 30곳이 전자금융업에 등록했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만 13개의 전자금융업체가 등록했다. 핀테크 열풍 덕분이다. 전자금융업에 등록하지 않아도 되는 핀테크 관련 기업까지 포함하면 증가세가 폭발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업에서 아직은 핀테크 업종 산업분류체계가 없어 정확한 업종분류가 될 수는 없지만 유사산업으로 취급하면 핀테크 사업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올 초 핀테크 산업 활성화방안을 발표하고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 올해 안에 1000억원씩 핀테크 기업에 자금 지원이 되도록 했다. 중소기업청은 핀테크 기업 투자규제 완화를 위한 ‘창업지원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그간 금지됐던 창업투자사의 핀테크 벤처기업 투자 빗장을 풀었다. 해외 벤처캐피털을 통한 국내 핀테크 기업 투자 유치도 최근 활발하다.
핀테크에 뭉칫돈이 몰리고 금융업계 대세로 떠오르자 벤처기업이 몰리고 있다. 기존에 다른 산업군에 종사했던 벤처인도 핀테크 산업으로 우회한다.
기업은행 핀테크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P2P대출 서비스 업체 펀다는 원래 모바일 쿠폰 적립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던 벤처기업이다. 종이쿠폰을 대체한 모바일 쿠폰 장점을 극대화해 고객과 가맹점주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대표적인 O2O 서비스로 주목 받았다. 박성준 펀다 대표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서비스했던 노하우에 기반으로 핀테크 시장으로 사업 아이템을 전환했다.
박성준 대표는 “핀테크가 산업계 대세로 떠오르면서 지금까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서비스했던 경험을 토대로 올해 초 핀테크 산업에 도전장을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JB금융지주 핀테크 경진대회 본선 진출 팀인 에이치엔지라이프도 통신 관련 IT 서비스를 개발했던 회사다. 핀테크가 IT업계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에이치엔지라이프도 핀테크에 출사표를 던졌다. 회사는 데이터망과 무선음성망을 동시에 이용한 안전 금융 거래시스템을 개발해 금융권 ‘간편결제’ 대열에 합류했다.
핀테크 업계에는 다른 사업을 하던 기업이 기존 노하우를 기반으로 핀테크 산업에 도전장을 던진 경우가 대다수다. 보안업체가 유독 많다.
금감원 핀테크지원센터 관계자는 “핀테크지원센터로 상담하는 기업 수가 150업체를 넘었는데 약 10%를 제외하고는 기존 다른 사업을 꾸려왔던 사업체가 다수”라며 “상담자별 본인의 과거 사업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때도 있어서 대략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핀테크 산업 호황에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핀테크를 위장한 사기 조직도 등장할 조짐이다. 이른바 ‘핀테크 다단계’ 사기가 등장해 금융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서민금융지원팀 관계자는 “핀테크 열풍이 불면서 본인이 개발한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원금보장에 얼마를 돌려준다는 식의 유사수신행위가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다”며 “아직 뚜렷한 혐의점은 찾지 못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원래 새로운 산업이 성장할 때에는 많은 이해관계자가 몰려 일부에서는 사기피해 등 잡음이 나오게 마련인데 이럴 때일수록 산업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 하에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며 “핀테크가 단기 열풍이 아니라 금융 산업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