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바닷물을 이용한 킬로와트(㎾)급 염분차 발전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정남조 박사팀(해양융복합연구실)이 대표적인 염분차 발전 방식인 역전기 투석방식과 압력지연 삼투방식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염분차 발전 기술은 바닷물과 민물 농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로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다.
에너지연에 따르면 전 세계 염분차 발전 총에너지 잠재량은 무려 2.6TW에 달한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2600곳에서 연간 생산하는 전력과 맞먹는 양이다.
정 박사팀이 개발한 역전기 투석방식은 스택 내 이온교환막을 거쳐 바닷물과 민물 간 이온이 분리되고 이동할 때 발생하는 전위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역전기 투석방식 500W급 염분차 발전 스택을 개발한 데 이어 이를 ㎾급 모듈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염분차 발전 스택은 압력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최대 용량까지 늘릴 수 있어 안정적인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스택 내 압력에 의해 에너지가 크게 손실되는 기존 염분차 발전 단점을 해결했다.
이온교환 분리막은 나노 크기만 한 기공에 이온교환 고분자를 채우는 세공 충진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러한 기술력을 적용하면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네덜란드 제품 대비 전력 밀도 성능이 10% 이상 향상되고 제조원가는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연구진 측은 설명했다.
기존 제품에 비해 4분의 1 정도로 얇은 두께(25㎛)로 제작할 수 있게 돼 염분차발전 스택과 모듈 소형화를 동시에 이룰 수 있게 된다.
또 정 박사팀은 염분차 발전 핵심소재인 중공사 형태 삼투막을 개발하고, 이를 모듈화할 수 있는 압력지연 삼투방식 원천기술도 개발했다.
압력지연 삼투방식은 물만 선택적으로 투과시킬 수 있는 삼투막을 바닷물과 민물 사이에 두고 농도 차로 발생되는 삼투압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빨대 모양으로 생긴 삼투막은 종이 형태 평막에 비해 물 이동 면적을 극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력밀도가 높다. 염분차 발전뿐만 아니라 삼투막을 사용하는 해수 담수화, 정수기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에너지연에 따르면 현재 네덜란드와 일본 등 기술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십㎾급 염분차 발전 파일럿 플랜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025년 이후 ㎿급 상용화된 발전 플랜트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책임자인 정남조 박사는 “염분차 발전은 향후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을 좌우할 핵심기술”이라며 “이번 기술개발을 계기로 염분차 기술 분야에 연구역량을 집중해 우리나라가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