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있는 뇌 상태를 무선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치료용 센서가 개발됐다. 뇌 속에 초소형 다중 센서를 삽입해 뇌 압력과 온도, 전압 등 상태지표를 측정하고 무선으로 전력 공급과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기술이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원장 박청원)은 가천의과대학교와 공동으로 뇌 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뇌 삽입형 무선 센서’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KETI가 센서·시스템 설계 및 패키징 기술을, 가천의대가 쥐 대상 동물 실험을 맡았다.
기존 뇌 센서는 유선으로 제작돼 수술 중 중환자실 입원한 환자에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반면 이번에 개발한 뇌 센서는 무선으로 작동해 일상생활 중인 환자 상태 모니터링과 이상 신호제어 등에 활용할 수 있어 향후 뇌종양, 파킨슨병 등 뇌질환 치료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종 뇌과학 연구를 위해 자유롭게 활동하는 동물에 적용 가능해 첨단 바이오·의료기기로 활용도와 사업성도 높을 전망이다. 파킨슨병에서 뇌 내부 발작 시 생기는 전압이 감지되면 역전압을 걸어 손떨림을 안 생기게 하는 등 뇌 질환 치료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센서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반으로 만들어져 사람 뇌에 직접 삽입하고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0.4×1.9㎜ 크기 초소형 압력·온도·전압 센서를 내장해 단일 칩으로 구현했다. 뇌 크기에 따라 삽입할 부분의 프로브 형태 막대 길이를 조절한다.
소형 자기공진방식 무선전력 수신기와 저전력 블루투스 통신기를 탑재해 배터리 교체 없이 실시간으로 뇌 내부 상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생체 친화적 패키징 기술로 최적화해 인체에 무해하다.
개발 책임자인 황학인 KETI 본부장은 “이번 기술개발로 국내에서 초기 연구단계인 다양한 뇌 과학 분야에 활용 가능한 우수한 결과물을 얻었다”며 “기술 응용성이 뛰어나 잠재 수요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앞으로 임상테스트와 수요기업 발굴로 실질적인 사업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