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대규모 리셋(재설정) 버튼을 눌렀다. 알파벳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여기에 구글을 포함한 8개 회사를 거느리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구글은 1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구글을 포함한 구글이 만든 회사들을 알파벳(Alphabet)이란 모회사 아래 두는 것을 포함하는 회사 조직 재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구글은 보다 알파벳이란 지주회사를 세워 우리가 아는 인터넷 검색회사 구글은 물론 그동안 만든 첨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총 8개 회사를 총괄 감독한다.
이같은 결정은 인터넷검색 위주의 사업을 하는 구글이 거느리기엔 너무 독특하고도 다양해진 사업부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래리 페이지는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가 된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알파벳의 사장이 된다. 또한 순다 피차이가 구글 CEO를 맡게 됐다.
조직재편에 따라 알파벳은 구글을 포함, 라이프사이언스(당뇨감지용 콘택트렌즈 회사),캘리코(무병장수연구회사), 네스트(사물인터넷 회사),구글 캐피털(벤처투자회사),구글벤처스(벤처투자회사), 파이버(초고속인터넷회사), 구글X(비밀연구소) 등 8개 회사를 거느린다.
래리 페이지는 “혁명적 아이디어를 통해서만 다음 번 거대 성장 영역(next big growth area)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IT업계에서 다른 기업들처럼 나가는 데 대해 불편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회사의 조직 재편 배경이 혁신에 있음을 설명했다.
래리 페이지는 보도자료에서 알파벳의 최우선 과제로 다음의 7가지, 즉 ‘▲더 야심찬 일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 ▲장기적인 시각을 갖는 것 ▲위대한 기업가와 회사들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 ▲구글이 보는 큰 규모의 기회와 자원에 투자하는 것 ▲구글이 하는 일에 대한 투명성과 감시 능력을 더욱 높이는 것 ▲훨씬 더 집중력을 높임으로써 구글을 훨씬 더 좋게 만드는 것 ▲그리고 희망하건대 이 모든 것의 결과를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의 삶을 향상 시키는 것’ 으로 언급했다.
순다 피차이는 지난 해 10월부터 사실상 구글을 운영해 왔으며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공식 CEO가 됐다.
래리 페이지 구글공동창업자이자 구글 CEO는 보도자료에서 순다 피차이에 대해 “우리와 이사진이 볼 때 순다가 CEO가 될 때가 됐음이 분명해졌다. 나는 그와 같은 재능있는 인물이 약간 날씬해진 구글을 경영하게 된다는 점에 대해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내 시간을 늘려주어 우리의 열정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게 해 줄 것이다”라고 추켜 세웠다.
■구글 재편배경과 내용은?
구글의 이번 조직 재편 배경에는 출범 초기에 생각했던 IT회사 이외의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점점더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구글은 지난 수년간 점점 더 큰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전세계 IT를 재구성한다는 원래의 임무와는 거의 무관한 투자들이 점점 늘어났다.
예를 들면 구글은 지난 2013년 7월에는 인간의 장수에 초점을 둔 회사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캘리코(Calico)라는 이 회사는 단독으로 운영될 예정인 회사였다. 하지만 이번 조직 재편에 따라 캘리코는 구글처럼 알파벳의 자회사가 된다. 구글이 인수한 또다른 별도의 사물인터넷(IoT)회사 네스트(Nest), 구글벤처스, 구글캐피털,초고속인터넷 회사 파이버(Fiber),로봇카 개발등을 주도한 비밀연구소 구글X 등도 알파벳 자회사에 편입된다.
나머지 회사는 여전히 구글의 조직으로 남아있게 된다. 기존 조직상 구글의 편제하에 있는 안드로이드, 유튜브는 결국 알파벳의 자회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직 구성 측면에서 볼 때 페이지가 투자사를 포함한 8개의 독립사업을 운영하고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이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명 알파벳은 알파벳 26개 글자수만큼이나 많은 혁신적 회사를 거느리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래리 페이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알파벳의 역할과 의미는 다음과 같다.
■구글은 왜 알파벳을 만들고 조직을 재편하나?
세르게이와 내가 11년전 창업자 편지에서 썼듯이 구글은 전통적인 회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가 되길 원하지 않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우리는 여러분들이 우리들이 기존 사업들과 비교할 때 매우 도박같고 이상하기까지 한 분야에서 좀더 작은 베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우리는 항상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가지고 그 이상의 것, 중요한 것, 의미있는 것을 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는 가끔은 미친 것처럼 보이는 많은 것을 해 왔습니다. 구글맵, 유튜브,크롬, 안드로이드 같은 그런 많은 미친 일들이 이제는 수십억 사용자들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미친 짓이지만 우리는 여기에 엄청나게 열광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회사들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점진적인 변화만을 거치면서 똑같은 일을 하고 편안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혁명적 아이디어만이 다음 번 거대 성장 영역을 이끌어 나가는 IT업계에 있어서는 다른 기업들처럼 해 나가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오늘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보다 선명하고 책임있는 회사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파벳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나는 최고경영책임자(CEO)로서 능력있는 파트너 세르게이를 사장으로 두고 알파벳을 운영하게 돼 정말로 흥분됩니다.
■페이지, 알파벳과 자회사에 대해 설명하다
알파벳은 무엇일까요?
알파벳은 회사의 집합입니다. 가장 큰 부분은 물론 구글입니다.
새로워진 구글은 주력인 인터넷제품을 제외한 회사들을 알파벳에 편입시키면서 다소 군살을 빼게 돼 날씬해졌습니다.
주력에서 멀어졌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의 건강관련 노력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라이프사이언스(당뇨 진단용 글루코스 센싱 콘택트렌즈), 캘리코(장수에 초점을 둔 회사) 등이 그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서로 긴밀하지 않은 독립체들을 운영하면서 우리의 경영 폭을 늘리도록 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알파벳으로 강력한 리더와 독립성을 통해 사업을 번창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우리의 모델은 세르게이와 내가 필요할 때마다 업무를 도와주는 가운데 각각의 사업체를 이끄는 강력한 CEO를 갖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우리는 열정적으로 투자금을 배분할 것이며 각 사업부가 잘 꾸려져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각 사업부에 훌륭한 CEO가 나오게 할 것입니다. 또한 그들에게 보상을 해 줄 겁니다. 게다가 이 새로운 구조를 통해 우리는 각 부문 별로 우리의 4분기 실적보고를 하도록 할 것입니다.
여기서 구글재정 부문만은 알파벳의 나머지 사업부들이 전체적으로 보고되는 것과 달리 별도로 제공될 것입니다.
이 새로운 조직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구글 내부에 있는 특별한 기회에 엄청나게 초점을 맞추도록 해 줄 것입니다.
■순다 피차이가 핵심회사 구글의 CEO가 된 배경
이 조직(구글)의 핵심역할은 순다 피차이에게 맡겨졌습니다.
순다는 꽤 오랫동안 내가 말하려 했던 것을 말해 왔고 때론 나보다 더 나았습니다. 나는 그와 함께 엄청나게 우리의 일을 즐겨왔습니다. 그는 정말로 지난 해 10월 우리 인터넷사업의 제품과 엔지니어링 책임을 맡아오면서 도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세르게이와 나는 그의 진보, 그리고 회사에 대한 헌신에 대해 엄청나게 열광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과 이사진들에게는 순다 피차이에게 구글CEO를 넘겨줄 때가 됐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나는 그처럼 재능있는 사람이 약간 날씬해진 구글 조직을 이끌게 됐다는 점을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것이 여유 시간을 늘려주면서 우리의 열정을 계속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해 줄 것으로 봅니다.
나는 순다를 도와 어떻게든 가능한 한 회사에 도움이 되도록 꽤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나는 물론 그 일을 계속 할 겁니다.
구글은 자체적으로 모든 종류의 신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나는 순다가 경계선을 확장하기 위해 항상 기술혁신이 지속되도록 초점을 맞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나는 그가 전세계 정보를 조직하려는 우리의 핵심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큰 발걸음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최근 출범한 기계학습을 이용하는 구글포토와 구글나우는 놀라운 진보입니다. 구글은 또한 그들의 정체성을 가지는 유튜브같은 서비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잔 보이치키는 강력한 브랜드(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믿을 수 없는 성장세를 보이며 CEO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 왔습니다.
세르게이와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알파벳은 드론배달 프로젝트 `윙` 같은 새로운 노력을 키워나가는 우리의 X연구소를 포함하게 될 겁니다
우리는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우리의 투자계열사들인 구글 벤처스와 구글캐피털을 키워 나가게 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합니다.
■기존 구글주식은 어떻게 되나?
알파벳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상장 주체로서 구글을 대체하게 될 것이며 모든 구글주식은 자동적으로 똑같은 권리를 갖는 같은 수의 알파벳 주식으로 전환됩니다.
구글은 온전히 알파벳의 자회사가 됩니다. 우리의 2등급(A,B)으로 나뉘어진 주식은 계속에서 나스닥에서 구글(GOOGL)과 구그(GOOG)로 나뉘어져 거래됩니다.
세르게이와 내게 있어 구글러로 살다가 알파벳으로 재탄생하는 것은 새로운 장을 쓰는 엄청나게 흥분되는 일입니다.
우리는 ‘알파벳’이 인류의 가장 중요한 혁신중 하나인 언어를 대변하는 문자의 집합이자 구글 검색 차례를 매기는(인덱싱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 이름을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또한 알파벳이 우리가 노력하는 알파 베팅(alpha-bet)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를 좋아합니다. (알파는 벤치마크를 넘어서는 투자금 회수입니다.)
나는 우리가 알파벳을 유관 제품들을 가진 커다란 소비자 브랜드로 만들려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추가로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포인트는 알파벳 계열사들이 독자성을 갖고 각자의 브랜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더 야심찬 일을 이뤄지도록 하는 것 ▲장기적인 시각을 갖는 것 ▲위대한 기업가와 회사들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 ▲구글이 보는 큰 규모의 기회와 자원에 투자하는 것 ▲구글이 하는 일에 대한 투명성과 감시능력을 더욱 높이는 것 ▲훨씬 더 집중력을 높임으로써 구글을 훨씬 더 좋게 만드는 것 ▲그리고 희망하건대 이 모든 것의 결과를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의 삶을 향상 시키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엄청나게 흥분됩니다.
어떤 것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알파벳 계열의 모든 직원들과 일하는 것에 대해 흥분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여전히 이 이름에도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래리 페이지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