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아이들이 넘쳐나는 조선으로 관광오세요!’
북한 주요 웹사이트가 해킹돼 첫 화면이 변조됐다. 북한 인터넷 선전과 선동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와 노동신문 사이트도 제대로 접속되지 않았다.
12일 오후 북한 인터넷 사이트가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어떤 세력이 공격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DMZ 지뢰 폭발로 남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북한 사이트를 해킹한 조직에 관심이 쏠린다.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있는데다 17일부터 을지훈련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오프라인 남북 긴장이 온라인으로 확산됐다.
북한 금강산 관광 페이지인 ‘투어 금강산’과 조선출판사 웹 사이트는 모두 인권침해 상황을 알리는 그림과 글로 바꿨다. 투어 금강산은 한글, 중국어, 영어로 북한 아이들의 굶주림 현황이 올려졌다. 어린아이들이 굶어 죽고 있는 실상을 고발하는 사진을 게시했다.
조선출판사 웹사이트는 ‘조선 인권보고서 특가 판매 중!’이라는 문구로 바꿨다. 투어 금강산과 같은 사진이 올라왔으며 ‘유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가 올려졌다. 투어 금강산과 조선출판사 사이트에 올라온 그림과 글이 같은 것으로 미뤄 같은 세력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민족끼리와 로동신문 사이트는 변조되지 않았지만 정상 접속되지 않았다.
한 보안전문가는 “2013년 6·25 사이버전 때 어나니머스가 북한 사이트를 공격해서 김정은을 노골적으로 조롱한 뒤 이번에는 인권문제를 내세운 해킹이 발생했다”며 “북한은 사이버 공격을 받으며 민간에 보복성 공격을 감행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북한은 2013년 3·20 사이버테러 때 은행과 방송국을 노리는 등 민간 혼란을 초래하는 공격을 했다”며 “인터넷이 발달한 우리가 공격당하면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북한이 바로 미국과 우리를 지목할 수 있다”며 “로동신문은 서버가 북한에 있어 고난이도 해킹이 필요하다”고 분석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