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고 무서움 덜 느끼는 ‘슈퍼맨 쥐’ 등장...영국 연구진 논문발표

똑똑하고 용감한 ‘슈퍼맨’ 쥐가 등장했다. 향후 알츠하이머,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연관된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리즈대학교와 캐나다 마운트시나이병원 합동 연구진이 최근 보통 쥐보다 지적 능력이 뛰어나고 두려움 등 감정도 덜 느끼는 일명 ‘브레이니(Brainy) 쥐’를 만들었다고 사이언스데일리가 17일 보도했다. 이 논문은 ‘신경정신약리학(Neuropsychopharmacology)’에 실렸다.

영국 리즈(Leeds) 대학교와 캐나다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 등 합동 연구진이 최근 보통 쥐보다 지적 능력이 뛰어나고 두려움 등의 감정도 덜 느끼는 일명 ‘브레이니(Brainy) 쥐’를 만들었다. 사진은 실험용 쥐의 모습.
영국 리즈(Leeds) 대학교와 캐나다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 등 합동 연구진이 최근 보통 쥐보다 지적 능력이 뛰어나고 두려움 등의 감정도 덜 느끼는 일명 ‘브레이니(Brainy) 쥐’를 만들었다. 사진은 실험용 쥐의 모습.

연구진은 ‘PDE4B(phosphodiesterase-4B)’라는 효소 활동을 억제하도록 쥐 유전자를 변형했다. PDE4B는 뇌를 포함해 척추동물 신체 내 기관 곳곳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효소로 인간도 갖고 있다.

행동 실험 결과 브레이니 쥐는 지적 능력이 다른 쥐보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쥐보다 빨리 배우고 사건을 오랜 시간동안 기억하며 복잡한 운동도 쉽게 해결해냈다. 브레이니 쥐는 이전에 본 적이 있는 다른 쥐를 더 빨리 인식했다.

‘모리스 물 미로(Morris water maze)’로 알려진 복잡한 통로도 빠르게 헤쳐나갔다. 모리스 물 미로는 곳곳에 함정이 숨겨져 있어 이 위치를 계속 파악하고 있어야 미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테스트다.

두려움, 불안증과 공포심도 일반 쥐보다 덜 느꼈다. PDE4B가 억제된 브레이니 쥐는 개방돼있고 밝은 조명 공간에서 일반 쥐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통상 쥐들은 이런 곳을 두려워한다.

모든 쥐들이 본능적으로 무서워하는 고양이에게도 마찬가지다. 일반 쥐들은 고양이 소변에 공포 반응을 보였지만 브레이니 쥐들은 이 정도가 낮게 측정됐다. 이는 위험을 감수한 행동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결과라는 해석이다. 어려운 운동을 해결할 때 느끼는 불안 정도도 적었다.

연구를 주관한 스티브 클랍코트 리즈대학 교수는 “인지장애는 현재 치료하기 매우 어려운 질환”이라며 “PDE4B가 알츠하이머 등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진은 차후 PDE4B를 특별히 억제하도록 설계된 약을 연구개발(R&D)할 예정이다. 이 약은 인체에 적합한지 알기 위해 동물 임상부터 진행한다.

연구를 공동 진행한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 훈련정신과 의사인 알렉산더 맥기어 박사는 “미래에 PDE4B 억제제가 개발되면 신경인지 장애 질환이나 노후에 따른 기억력 저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를 검토한 영국 알츠하이머 연구소 로라 핍프스 박사는 “PDE4B가 인간에게서도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는지부터 검토해야한다”면서도 “관련 질환에 대한 효과적 치료법이 부족한만큼 이 연구가 신약 개발 로드맵 초기 단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