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아 창업 중심지 가능성 봤다" 100일 맞은 구글 캠퍼스 서울

구글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연 창업지원센터 ‘구글 캠퍼스 서울’이 지난 15일 광복절에 개소 100일을 맞았다. 대통령까지 방문해 격려한 이 공간에 창업 씨앗이 제대로 뿌려지고 있을까. 임정민 구글 캠퍼스 총괄은 “기대 이상의 열기”라고 말했다.

임정민 구글캠퍼스 서울 총괄
임정민 구글캠퍼스 서울 총괄

숫자로 보면 구글 캠퍼스 서울이 100일 동안 이룬 성과는 적지 않다. 62개국 7200여명 회원이 등록했고 1만4800명이 방문했다. 9개 벤처기업이 입주해 ‘내일의 구글’을 꿈꾼다.

등록회원 7200명 중 여성이 1920명으로 25%를 차지했다. 구글 캠퍼스 서울은 육아와 창업을 병행하는 이들을 위해 ‘엄마를 위한 캠퍼스’를 운영하는 등 창업가 범주를 넓히려 힘썼다.

SK플래닛에서 독립해 이 공간에 입주한 ‘개인화 뉴스서비스’ 업체 데이블 이채현 대표는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이웃 업체와 협력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등 시너지를 냈다”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00일 이후 구글 캠퍼스 서울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자처할까. 임 총괄은 “글로벌, 특히 아시아 창업가의 허브가 되는 것”과 “여성 등 다양한 사람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꼽았다.

이미 2010년 한 번의 창업(로켓오즈)을 경험한 그는 “5년 전보다 투자자와 창업가 매칭이 쉬워졌고 멘토링이 강화되는 등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며 “해외에서 한국의 창업 생태계를 지켜보는 눈도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창업 생태계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소프트뱅크스벤처스 시절부터 투자, 창업 생태계에 몸담아 온 임 총괄은 예비 창업가에게 “상품이 아닌 미션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아이디어와 상품은 장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의 도구라는 이야기다.

그는 “(단발성 아이디어에 집중하는 것은)젊은 창업자가 쉽게 하는 실수”라며 “창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하는 목표를 가져야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00억원 이상 대형 기업인수합병(M&A)과 석사 이상 고학력자 창업 비율이 낮은 것은 정부와 사회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국가적으로 통신, 디지털 콘텐츠, 보안 등 정보통신기술(ICT) 핵심기술을 가진 인재의 창업을 북돋워야 한다는 것이다.

임 총괄은 “실리콘밸리 인근 대학 석사과정 이수자 중 15% 정도가 창업에 도전한다”며 “국내 경제만으로는 한계가 있겠지만 (창업을 시작으로) 100억원 이상 대형 M&A가 쉽게 나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스타트업 생태계가 자극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개념조차 없었던 프로게이머, 유튜브 스타가 각광받는 시대”라며 “청년들이 ‘성공’이란 키워드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정의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