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워드 앱 ‘캐시슬라이드’가 중국에서 가입자 5000만명을 넘겼다. 지난해 5월 중국 론칭 후 1년 2개월여만이다. 해외 인터넷 서비스에 ‘죽의 장막’을 친 중국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를 건 덕택이다.
NBT(대표 박수근)는 중국판 캐시슬라이드 ‘쿠후아’ 가입자가 5000만명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월사용자(MAU)도 1000만명을 훌쩍 넘겼다.
NBT가 중국에서 빠르게 안착할 수 있던 비결은 바로 현지화다.
초기 중국법인 설립 당시부터 현지화에 주력했다. 모든 직원을 중국 인력으로 뽑았다. 법인장은 중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친분을 쌓은 박광연 이사가 맡았다. 명칭도 ‘캐시슬라이드’가 아닌 중국인이 좋아하는 쪽으로 바꿨다. 중국인이 신뢰성 문제로 거부하는 ‘캐시’라는 단어 대신 시원하게 나눠준다는 뜻을 가진 쿠후아(CooHua)를 선택했다.
서비스도 국내와 차별화했다. 인터넷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불편한 환경을 고려해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뉴스 서비스는 아예 뺐다. 캐시슬라이드 첫 모델인 단순한 광고보기로 승부를 건 셈이다. 대신 한국보다 발달한 배송서비스에 착안해 광고를 보며 적립한 현금 포인트로 구매한 물건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넣었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 대도시에 집중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현지 벤처캐피털 ‘치밍 벤처스’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도 사업확장에 힘을 실었다.
샤오미, 화웨이 등에 투자한 치밍 벤처스가 ‘쿠후아’에 투자하면서 인지도가 넓어졌다.
그 결과 가입자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치밍 벤처스 투자유치 전인 지난 3월 1000만명에 비하면 4개월 만에 4000만명이 늘었다.
베타서비스 중인 미국 시장도 연내 정식서비스 목표로 준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에서 현지법인을 세우고 현지인이 즐기는 콘텐츠와 제휴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며 “현지 특성에 맞춘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가입자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를 잇달아 추가해 사용빈도를 높였다.
가입 때 입력한 간단한 정보와 사용자 콘텐츠 소비이력에 맞게 콘텐츠를 선별해 제공한다. 잠금화면에서 야구 관련 뉴스를 본 적 있는 30대 남성에게는 스포츠 관련 뉴스를 더 많이 보여주는 방식이다. 콘텐츠 소비가 꾸준히 늘면서 잠금화면을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 역할까지 욕심내는 상황이다.
박수근 NBT 대표는 “중국에서 빠르게 가입자를 늘리며 시장에 안착할 수 있던 것은 현지 문화를 존중했기 때문”이라며 “미국과 앞으로 진출할 동남아 국가에서도 철저한 현지화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