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전자지갑 보급 확대에 힘입어 전자지갑(월렛) 시장이 핀테크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했다. 쿠폰과 적립 혜택 위주의 부가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 직접 결제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IT제조사와 이통사, 유통사, 금융사는 적군과 아군이 없는 새로운 월렛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KT와 비씨카드가 공개한 2세대 전자지갑 ‘클립’은 기존 월렛이 보유한 부가기능보다는 직접결제와 O2O시장을 겨냥했다. 주목할 점은 오는 10월 직접 결제 기능을 탑재한다는 것과 분산된 소비자 UI를 한 동작으로 집적화했다는 점이다. 쿠폰, 적립, 결제가 따로 이뤄졌던 과거 형태를 과감히 버리고 ‘모바일로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한’ 새로운 월렛 플랫폼을 구현했다.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었던 보안 문제도 비씨카드가 개발한 HCE(Host Card Emulation) 기술을 통해 해결했다.
KT와 비씨카드가 2세대 전자지갑을 내놓은 데에는 핀테크 시장에서 ‘전자지갑’이 새로운 수익 창출과 고객 유입에 필수라는 판단 때문이다.
전자지갑은 신용카드, 전자화폐 등 기존 결제 수단과 쿠폰, 상품권, 멤버십 카드 등 부가서비스 기능을 조합한 일종의 소프트웨어다. 모바일 신분증 시장은 물론 모바일 뱅킹, 지급결제, 전자상거래 분야에 다양한 서비스 응용이 가능하다.
전자지갑에 대한 국내 고객 수요를 감안할 때 향후 이 시장 주도권은 융합서비스와 결제 편의성, 보안성 확보 여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KT가 금융사인 비씨카드와 손잡은 것도 이 같은 경쟁력을 우선 확보하기 위한 배수진이다. 과거 KT는 모카월렛이라는 1세대 전자지갑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사용자의 외면을 받고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 없이 고배를 마셨다.
SKT와 LG유플러스도 시럽, 스마트월렛을 통해 전자지갑 고도화와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금융사도 마찬가지다. 국민카드 와이즈월렛, 삼성카드 M포켓, 하나은행 N월렛 등 다양한 전자지갑이 존재하고 삼성전자와 다음카카오까지 유관 시장에서 격전을 펼치고 있다.
이통사의 강점은 유심기반 강력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KT의 전자지갑 클립을 기점으로 올 하반기 이통사들의 월렛 전쟁은 2라운드를 맞이할 전망이다. 금융사와의 합종연횡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최정훈 비씨카드 컨버전스사업본부장은 “10월부터 직접 결제가 가능하도록 고도화할 예정”이라며 “이는 전자지갑 서비스가 멤버십 카드 관리 기능을 탈피해 모바일결제 시장의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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