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해 뛴다] 태정기공, 자동차 부품 기술력 해외서 먼저 인정

충주에 있는 자동차 부품 강소기업 태정기공은 2007년부터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태정기공은 처음부터 GM 협력사로 선택받지 못했지만 파트너로 선정된 데는 탄탄한 기술력이 한몫 했다.

태정기공 임직원들이 최근 IBK기업은행 충주연수원에서 워크숍을 하며 친목을 다졌다. 자동차 부품 기업인 이 회사는 GM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태정기공 임직원들이 최근 IBK기업은행 충주연수원에서 워크숍을 하며 친목을 다졌다. 자동차 부품 기업인 이 회사는 GM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7년 당시 GM은 ‘M/T-300시리즈’ 신규 차를 개발하고 협력 부품사를 찾고 있었다. GM은 먼저 중국, 인도 부품업체를 접촉했다. 중국, 인도 업체들은 구조설계에서 GM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태정기공은 GM이 요구한 어려운 구조설계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가격 조건까지 충족시켜 2007년 GM 글로벌 부품 소싱업체로 등록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후 매출은 가파르게 늘었다. 2008년 95억원에서 2010년 100억원대 벽(132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상승은 계속 이어져 2011년 267억원, 2012년 3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세계 경기 위축으로 2013년과 2014년에는 250억원대로 감소했지만 올해 다시 300억원대를 전망하고 있다.

1991년 4월 설립된 태정은 자동차용 부품인 ‘잭(JACK)’과 ‘후크 토윙(HOOK TOWING)’을 비롯해 파스너(볼트와 너트)를 설계 및 생산해 자동차, 조선, 플랜트, 중장비 부품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잭’은 펑크 등으로 차체를 들어 올려야 할 때 사용하는 부품이다. 국내에서 완제품 잭을 생산하는 곳은 태정을 비롯해 3~4곳 뿐이다. ‘후크 토잉’은 자동차를 견인할 때 사용하는 부품이다.

신태수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잭’과 ‘후크 토잉’을 만들어 팔고 있다”며 “GM이 우리를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태정은 세계 13개국에 ‘잭’을 판매하고 있다. ‘후크 토잉’은 GM과 현대차에 납품하고 있다. 태정은 자동차 경량화에 발맞춰 국내 처음으로 알루미늄 잭과 마그네슘 잭을 개발해 시선을 받았다. 이들 제품은 GM이 차기 모델에 적용할 지 검토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인도에 기술이전 계약을 하는 등 수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인도 업체에는 매출 3% 정도를 라이선스 비용으로 받고 기술을 이전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5만달러 상당 기술 이전료와 5년간 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18년에는 잭을 생산하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해 가동할 예정이다.

창업 초기부터 품질 만능을 강조해온 태정은 ISO9001, QS9000, ISO/TS16949 등의 품질경영인증을 받았다. 꾸준한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으로 2002년 신기술벤처기업과 2003년 우량기술기업, 2004년 이노비즈, 2006년 경형혁신형 중소기업에 각각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충북에 있는 기업 중 세 곳만 선정된 뿌리산업기술인증기업에도 뽑혔다.

이 회사는 제조업 경쟁력 원천인 공정 단축 부문에서도 돋보인다. 자동차 구난에 사용하는 견인 고리(후크 토잉) 공정이 대표적이다. 유럽은 10개 공정인데 반해 태정은 냉온간 복합단조방법이라는 자체 개발 기술로 유럽 절반인 다섯 개 공정으로 단축했다. 원가 절감과 생산성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파스너 시장에서도 태정은 주목할 만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기존에는 풍력발전과 선박에 사용하는 나사가 스틸이어서 내구성 문제와 잦은 교체가 불가피했다. 태정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니켈 합금강 볼트와 너트를 개발해 내놓았다. 이 제품은 해상 및 육상 플랜트에 적용, 호응을 받고 있다.

부천과 시화를 거쳐 2007년 충주로 이전한 태정은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처음 충주에 내려 올 당시 직원이 28명이었는데 지금은 96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태정은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 충북지사와 한국교통대학 등 주변 기관과 산학연 협업에도 모범적 활동을 하고 있다. 그결과, 산단공이 시행한 친환경 파스너 테마클러스터(2013~2014년)에 관내 23개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참여, 산단공이 시행하는 전국 8개 테마클러스터 중 최고 점수를 받는 성과를 거뒀다.

신 사장은 “부단한 연구개발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부품소재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충주=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