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 유동성 위기 등으로 대표 고소당해…한일월드 측 "조만간 해결"

23년 된 중견 가전업체가 유동성 위기 등을 겪으며 고소를 당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렌털·판매하는 이영재 한일월드 대표가 자사 고객 200여명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고 24일 밝혔다. 고소를 당한 한일월드 측은 고객들과 합의에 이르렀고 이들이 고소를 취하할 의사를 밝혔다고 해명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일월드는 지난해 5월부터 신상품 체험단 모집 명목으로 950만원 상당의 음파진동 운동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홍보했다. 4년간 운동기를 렌털해서 쓰면 렌트비 대납과 4년 후 소유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월 19만8000원씩 발생하는 할부금을 회사에서 현금으로 이벤트 참가자 통장에 입금하고 캐피털 업체가 이를 출금해가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이벤트에는 1만400여명이 참가해 전체 계약 금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달 한일월드가 참가자들에게 입금을 중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에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한일월드 소비자 피해상담이 145건이나 접수됐다. 상담 대부분이 사후관리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것이다.

이영재 한일월드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고소를 한 고객들과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로 했고 고객들이 23일 저녁에 고소 취하 의사를 밝혔다”며 “렌털 사업을 매출 채권 담보로 운용해 유동성 위기가 왔고 이 때문에 임금체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눈 안압이 높은 상태라 전화기를 잠시 꺼놓은 것인데 잠적했다는 오해가 생겼다”며 “20년간 사업한 회사가 미리 대처 하지 못한 것은 가장 큰 불찰이고 현재 진행되지 않는 애프터서비스는 조만간 복구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고소자 측은 “일부 고객만 합의 했을지 모르지만 고소자 전체 의사와는 어긋난다”며 “회사 측에서 우리에게 어떤 구체적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