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가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시범사업 기간을 7개월로 한 달 늘리면서 사업 완료 시점이 내년 2월에서 4월로 연기됐다. 사업기간이 촉박하다는 업계 이의제기를 일부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옥내 통신망 구축이 어렵다는 업계 의견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옥내 커버리지 확보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안전처는 사전규격서 공고 기간에 접수한 240여 가지 의견의 답변을 조달청에 게시했다. 업계는 요구사항 명확화, 시범사업 기간 연장을 비롯해 표준화, 상용망 연동, 옥내 커버리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안전처는 내부 논의를 거쳐 일부 내용은 수용 또는 부분 수용했지만 상당 부분은 수용불가 의사를 밝혔다.
사업기간은 당초 계약 체결 후 180에서 210일로 한 달 늘렸다. 장비업계는 사업 계약 후 주문과 공급에 최소 3개월이 소요되는 점, 동절기엔 장비 설치가 지연된다는 점 등을 들어 시범사업 기간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업계는 최소 10개월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안전처는 일부 의견만 수용했다.
이달 말 제안요청서(RFP)가 공지된다고 가정하면 업체 선정 시점은 10월 초가 유력하다. 7개월간 사업이 추진되기 때문에 최종 완료 시점은 내년 4월이 될 전망이다. 이의 제기가 많아 발주가 늦어지면서 당초 안전처가 계획한 2월에서 두 달가량 늦춰지게 됐다.
옥내 커버리지는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안전처는 옥외는 물론이고 옥내에서도 음성통신이 안정적으로 제공되도록 재난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업계는 정보전략계획(ISP)과 공청회 때 거론되지 않던 옥내 통신망 구축이 사전규격서에 담겼다며 ‘옥내’ 구간은 삭제를 요청해왔다. 현재 예정된 예산 규모로는 옥내 음성·영상통화, 사진전송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통신사업자 관계자는 “옥내 중계장치를 설치하지 않으면 무전통신이 어려워 옥내에도 통신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비용이 50%가량 늘어나게 돼 현실적으로 수용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사업에도 옥내 이슈가 불거진다면 전체 사업비가 수천억원 증가할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안전처는 “여러 환경을 테스트하는 시범사업 목적상 다양한 옥내 환경에서 음성과 영상통화 시험이 이뤄져야 한다”며 수용불가 의사를 밝혔다. 안전처가 완강하게 방침을 고수하면서 RFP에는 옥외와 옥내 재난망 구축 내용이 그대로 담길 예정이다.
안전처는 국제표준 준수가 어렵다는 업계 요구도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안전처는 재난망 37개 요구사항을 국제표준에 따라 구현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직접통화(D2D) 등 세 가지 기능 국제표준화가 내년 3월에 완료되기 때문에 표준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반면에 안전처는 대체기술로 최적의 방안을 제안할 것을 주문했다.
안전처는 업계 이의제기 답변을 게재하면서 조달청에 RFP 공지를 요청했다. 조달청은 조달 성립 여부를 검토해 이르면 이번 주 시범사업 정식 RFP를 공지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이의제기에 대한 안전처 답변 주요 내용
자료:조달청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