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v6 이용률 아직 멀었다···세계 30위권 진입했지만 1%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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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무제한 인터넷 주소(IPv6) 이용률 순위에서 세계 30위에 진입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률은 아직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산업계가 IPv6 확산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핵심인 콘텐츠 제공업체가 참여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IPv6 확산은 어렵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26일 네트워크 전문업체 아카마이에 따르면 8월 현재 우리나가 IPv6 이용률은 0.9%로 세계 30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0.6%)과 비교하면 0.3%포인트(P) 늘어나며 순위는 세 계단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1%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시스코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용자 수는 약 55만5000명이다. 전체 인터넷 이용자 수를 4000만명으로 가정하면 여전히 극소수만 IPv6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IPv6 이용률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IPv6 이용률이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4월에 뒤처졌던 중국(0.7%), 부탄(0.5%)은 앞질렀다. 하지만 벨기에(37.9%), 스위스(22.5%), 미국(20.1%)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동남아 국가인 말레이시아(8.5%), 일본(8.0%)도 우리보다 한참 앞서가고 있다.

IPv6는 고갈상태에 빠진 IPv4를 대체하기 위해 제정한 인터넷 주소체계다. 무제한에 가까운 인터넷 주소를 만들 수 있다. 한 개 사물이 하나의 인터넷 주소를 쓰는 IoT 시대로 가기 위한 필수 요소다.

국제인터넷관리기구(ICANN)는 이미 4년 전 IPv4 고갈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신규 인터넷 주소 배정이 아닌 기존 주소 거래, 유동 IP 사용 등으로 주소 부족 문제를 해소한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인터넷 주소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주소가 부족하면 새로운 웹 서비스 출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주소 할당을 받지 못해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고객 서비스 품질은 저하된다. IoT 시대에는 관련 산업도 성장이 불가능해진다.

우리나라 IPv6 준비도는 상당히 높다. 준비도는 콘텐츠만 있다면 바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백본망 94.7%, 가입자망 68.9%가 IPv6를 이용할 준비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중소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 콘텐츠 제공업체는 전환을 주저하고 있다. IPv6를 전환하는데 비용이 들지만 전환한다고 해서 해당 업체에 당장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얘기다. 하지만 막상 인터넷 주소 부족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는 이미 늦다고 업계 전문가는 입을 모은다.

정부는 이런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3월 ICT 정책 해우소로 업계와 지속적 협력을 논의했다. KT와 네이버는 연내 목표로 IPv6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대 유선통신 사업자와 포털 업체이기 때문에 이용률에 눈에 띄는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인터넷 업체와 통신사가 아무리 준비를 하더라도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한 콘텐츠 업체의 노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며 “중소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콘텐츠 업체의 의지, 이를 유도할 수 있는 정부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 IP6 이율률(2015년 8월 26일 현재)

자료:아카마이

IPv6 이용률 아직 멀었다···세계 30위권 진입했지만 1%도 안 돼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