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7년부터 무인 ‘로봇카’를 이용한 자동차 긴급자동제동장치(AEBS) 평가가 시행된다. 실제 도로 상황에 가까운 차 대 차(C2C) 평가, 후방 추돌과 끼어들기 시나리오 평가까지 가능하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첨단안전자동차 안전성 평가기술 개발’ 7차년도 과제를 이달 중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내년까지 이어지는 7~8차년도 과제에는 총 50억4500만원이 투입된다.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교통안전공단, 현대모비스와 서울대 등 10개 기관·기업이 참여한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활성화에 따른 전자파 안전성 평가기술 등도 연구 대상이다.
이번 과제에는 무인 로봇카를 활용한 ‘능동안전자동차 충돌안전성 평가 기술’이 포함됐다. AEBS를 장착한 차량의 종방향 추돌 안전성 평가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연구 결과물은 2017년 국토부 신차안전도평가(K-NCAP)에 활용한다.
지금은 일반 차량에 인위적으로 후미 모형을 붙인 ‘더미카’를 이용해 AEBS 성능을 평가하지만, 2017년부터는 같은 평가에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카가 활용된다. 실제 차량 움직임과 유사한 모형을 상대로 AEBS 성능을 평가할 수 있다. 기존 더미카와 달리 끼어들기 시나리오도 설정 가능하다. 시속 40㎞인 상대 차 주행 속도도 시속 70~80㎞로 높인다.
연구단 관계자는 “고속으로 끼어드는 차량을 상대로 한 비상제동 성능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화두”라며 “제조사 별로 다른 AEBS 알고리즘, 실제와 유사한 차 대 차 충돌과 끼어들기 시나리오를 평가하기 위해 로봇카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염두에 둔 전자파 안전 평가 기술 연구도 올해 처음 시작된다. 향후 자동차에 12~24볼트(V) 전압보다 높은 48V 전압 사용이 예상되면서, 극저주파가 인체와 차량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차량 내 20개 전자파 측정 지점을 설정하고, 계측 장비까지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K-NCAP 반영 여부는 연구 결과를 살펴본 뒤 검토한다.
충돌 안전성 분야에서는 보행자 상부다리 보호와 차량 측면 충돌 안전이 화두다. 보행자 안전 평가에서 기존 머리와 하부다리 외에 상부다리 상해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다.
측면 충돌 안전성을 평가할 때는 충돌 지점과 맞은 편에 앉은 승객 상해도까지 평가한다. 지금은 직접 충격이 가해지는 측면에 대해서만 안전도 평가가 시행되고 있다. 두 항목 모두 안전기준이 마련되는 대로 K-NCAP에 반영한다.
지난해 시작한 ‘한국형 자동차사고 심층 분석자료 데이터베이스(DB)’ 구축도 이어간다. 단순 부상·사망 여부가 아닌 차량 주행 상태, 안전장치 부착 여부, 부상 정도를 DB로 만들어 자동차 신기술에 활용한다.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비롯한 첨단안전장치 효과 분석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연구단 관계자는 “DB 구축과 전자파 안전성 평가를 제외한 대부분 연구 항목은 K-NCAP에 반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