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전문가들, “알리바바, 이젠 금융에 집중하라”

알리바바그룹이 금융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중국 전문가 그룹 권고가 나왔다. 지금처럼 전자상거래 사업에만 주력한다면 향후 성장에 한계가 찾아올 것이라는 ‘경고’다.

잭 첸 홍콩비즈니스대학원 마케팅 교수는 27일 “전자상거래는 이미 변했으나 알리바바는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소매를 이제 막 시작했다”며 “결합 채널 마케팅은 전통적인 전자상거래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오바오는 이미 역할이 끝난 만큼 알리바바가 미래에 대응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알리바바닷컴은 순수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TMall)’에 이어 지난 2006년 타오바오(Taobao)를 선보였다. 이베이(eBay)와 유사한 형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두 서비스는 곧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양 서비스를 모두 합치면 중국 전체 소매 시장의 8%를 차지한다.

베이징 컨설턴트 업체 헤비이노베이션랩(Heavy Innovation Lab)은 “IPO 당시 알리바바가 이미 시장의 정점에 달한 상태였다”며 “때문에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타오바오도 저조한 실적을 보이며 고전 중이다. 지난 2분기 타오바오 플랫폼 내 제품의 상품 가치 성장률(gross merchandise value)과 매출액 성장세는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이징 컨설턴트 기업 아이리서치(Iresearch)는 “순수 전자상거래 사업으론 확장 가능한 수익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 시장은 지난 2011년 70%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2018년엔 연간 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적은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 알리바바 주가는 지난해 11월 주당 119달러(약 14만원)로 정점을 찍은 뒤 2달만에 250억달러(29조5975억원)로 뉴욕 증시에 기업공개(IPO)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지속 하락해 지난 24일(현지시각) 처음으로 주당 68달러(약 8만원)로 떨어졌다. 중국 시장 전문가들이 알리바바가 주력인 전자상거래보다 금융에 집중해야한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하고 나선 이유다.

알리바바그룹 로고.
알리바바그룹 로고.

알리바바는 이 같은 지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자상거래 사업에 치중한다. 타오바오를 이을 차세대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이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다. 알리바바는 최근 현지 전자제품 유통 업체 쑤닝(Suning)의 지분 20%를 사들였다. 관련 웹 사이트 업체 코우베이(Koubei)와 합작사도 세웠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의 향후 성공이 금융 사업부인 ‘안트 파이낸셜(Ant Financial)’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안트파이낸셜은 알리바바와 별도로 분리돼 잭 마 회장에게 직속으로 소속돼있다.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Alipay)와 알리바바의 결제 시스템, 온라인 은행 ‘마이뱅크(Mybank)’ 등을 운영 중이다.

딩 다오쉬 중국 시장조사업체 쑤투리서치(Sootoo Research) 창업자는 “안트 파이낸셜의 수익성이 현재 그룹 전체에서 가장 높고 전망도 제일 좋다”며 “사람들도 타오바오가 아니라 이 회사를 알리바바의 미래로 본다”고 설명했다.

딩 디오쉬 쑤투리서치 대표는 “물론 미래는 안트파이낸셜이 쥐고 있지만 타오바오와 티몰도 성장은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에선 눈여겨보지 않겠지만 이 영역에서 이미 강자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