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한국에서 ‘애플뮤직’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은 3000만곡에 달하는 방대한 음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 상륙하면 1조원대로 성장한 디지털 음원 서비스 시장에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27일 음악업계에 따르면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 음원 서비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신탁단체와 잇달아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음악저작권신탁단체 관계자는 “최근 애플 관계자가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찾아 주요 관계자를 만났다”며 “애플이 국내에서 음악 서비스를 위한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플은 다운로드는 물론이고 스트리밍 방식 ‘애플뮤직’ 서비스 계약을 원한다고 전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국내 디지털 음원서비스 시장은 1조59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46%가량이 월정액 스트리밍 시장이다.
애플은 지난 6월 8일 애플 개발자 행사에서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 ‘애플뮤직’을 발표했다. 이어 같은 달 30일 세계 100여개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출시 당시 우리나라는 서비스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내 서비스를 하려면 음원 이용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관련 업체와 계약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음원 신탁단체와 계약을 추진하면서 한국 시장 출시를 준비하는 것이다.
애플뮤직은 스트리밍 서비스다. 사용자가 곡을 선택할 수 있는 형식과 함께 선호 음악을 선곡해주는 맞춤형 서비스, 음성인식 검색이 가능하다. 이용료는 1개월 기준 9.99달러 수준이다. 월 14.99달러로 최다 여섯 명까지 이용 가능한 가족 전용 패키지 상품도 있다.
강점은 3000만곡이 넘는 풍부한 음원이다. 애플은 스트리밍 방식에서는 후발주자지만 8억명에 달하는 아이튠스 사용자 중 10%만 애플 뮤직에 가입해도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 1위 스포티파이 이용자 수를 웃돈다. 여기에 애플 ‘아이폰’과 ‘아이워치’ ‘아이패드’ 등 iOS 스마트기기 사용자가 우군이다. 애플이 우리나라에 음원서비스를 할 때 iOS 스마트기기 사용자를 중심으로 세력 확대가 점쳐진다.
하지만 애플이 국내에서 음악 서비스를 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우리나라 사용자가 많이 듣는 음원 확보가 필요하다. 음악신탁 4단체는 물론이고 음원 보유 사업자인 로엔, KT뮤직, SM, YG, JYP 등과도 이용 계약이 필요하다.
권리를 쥔 로엔이나 KT뮤직 등으로서는 경쟁사 진입을 환영할 리 없다. 실제로 구글이 구글뮤직 한국 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국내 음악 4단체와 어렵사리 계약을 맺었지만 여전히 서비스를 못하는 것은 주요 음원 보유사와 이용허락 계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음악업계 종사자는 “애플뮤직이 ‘애플’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 음악시장에 진입한다면 오히려 구글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도 “음원 권리를 쥔 경쟁업체와 주요 음원계약 체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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