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은행 부행장이 내달 1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KEB하나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하나금융그룹이 통합 KEB하나은행장에 함영주 부행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하면서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총자산규모 290조원의 ‘메가뱅크’를 이끌 수장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와 필요로 하는 리더십 역량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함영주 통합은행장은 새롭게 출범하는 KEB하나은행의 시장 내 성공적인 연착륙과 아시아 넘버 5를 지향하는 글로벌 KEB하나은행만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함영주 신임 은행장이 해결해야할 과제를 2회에 걸쳐 짚어본다.
KEB하나은행이 통합 시너지를 내기 위한 단추는 얼마나 두 은행이 빠른 시간 내에 안정적인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느냐에 달렸다. 하나금융그룹이 하나은행 최초 상고 출신, 지역본부 출신, 피인수은행(서울은행) 출신 함 부행장을 지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화학적 통합을 이뤄낼 가장 최적화된 리더라는 기대다.
함영주 내정자는 화학적 통합을 이뤄내기 위한 첫걸음으로 내정 지명 후 외환은행을 방문했다.
함영주 내정자에 대해 갖는 직원들 평도 좋다.
엘리트 금융권 임원이라는 이미지보다는 구수하고 ‘시골 형님’과 같은 친근감 있는 성격과 영업력으로 직원들 본보기가 돼 왔다. 함 내정자의 좌우명도 ‘낮은 자세로 섬김과 배려의 마음’이고 별명은 ‘시골촌놈’이다.
푸근한 이미지로 리더로서의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쌓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두 은행 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통합 절차다.
피인수 은행 직원이 느낄 수 있는 승진 불이익 등 우려도 없애야 한다. 하지만 서울은행 출신으로 피인수은행 직원이 통합은행장까지 오른 전례를 만들었다는 점은 향후 공정한 인사 처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두 은행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인력과 조직을 재배치하는 것도 관건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해 통합 전후의 사후관리를 맡긴다는 방침이다.
KEB하나은행은 ‘변화추진본부’를 신설해 통합된 기업문화를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임금과 지점 통폐합과 같은 눈에 보이는 통합만큼 두 은행 직원이 정서적인 유대감을 쌓아 이질감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각종 행사와 이벤트 등으로 두 은행 직원이 정서적으로 융합할 수 있게 하는 조치다.
함 내정자는 본부장 시절부터 매주 조깅과 산행 등을 하며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충청영업그룹 전 직원의 이름과 생일, 신상과 애로사항을 기억한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친화형 리더’가 두 은행이 화학적 결합을 위해 펼칠 경영전략에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