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결제 단말기 전환 사업과 관련해 금융결제원과 밴(VAN) 업계가 ‘가맹점 관리비’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금융결제원이 최근 산하 밴 대리점에 IC전환 사업 관련 가맹점 관리비를 받을 수 있다는 취지 내용을 공문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밴 업계는 대리점에 특혜를 주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금결원은 밴 업계가 수수료를 높게 받으려는 행위라고 반대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IC결제 단말기 전환을 가장 먼저 시작한 금융결제원이 산하 밴 대리점 대표에게 ‘영세가맹점 IC단말기 전환 실시 안내’ 공지문을 보냈다.
문제의 발단은 공문 내용에 가맹점 관리비를 대리점이 받을 수 있다는 취지 항목이다. 금결원은 기존 시장에 형성돼 있는 관리비보다 낮은 수준에서 가맹점 관리비를 밴 대리점이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밴 업계는 ‘불공정 거래 행위’일 뿐만 아니라 금결원과 계약을 한 밴 대리점에 특혜를 주는 꼼수라고 반발했다.
한 밴사 관계자는 “IC단말기 전환은 카드 기금을 모아 공급되는 공익사업”이라며 “밴 대리점이 단말기를 무상으로 공급받아 가맹점에 제공하는 형태인데 밴 대리점이 관리비를 부과하는 건 폭리”라고 지적했다.
기존 MS단말기는 밴 대리점이 단말기와 설치비 등을 부담하고 가맹점에 무상으로 깔아줬다. 그 대신 월 관리비 형태로 단말기 가격을 회수하는 형태로 장사를 했다.
하지만 IC단말기는 카드 기금으로 단말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밴 대리점에서 쓰는 비용은 없다.
밴 업계는 금결원에서 계약한 밴 대리점에 특혜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 같은 영업 행태가 지속되면 다른 경쟁 밴 대리점에 큰 타격이라고 비판했다.
반면에 금융결제원은 밴사의 이 같은 주장에 돈 안 된다고 발을 뺐던 밴사가 밴 수수료를 높이기 위한 음해라고 정면 반박했다.
금결원 관계자는 “관리비는 AS와 유지보수, 매입 관리 등 사후관리도 모두 포함되는 항목”이라며 “밴사가 그동안 받았던 관리비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하자 이를 막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금결원이 IC단말기 전환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밴 수수료를 상당 부분 인하했고 그럴 때 밴 대리점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구조”라며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밴 대리점에 시장에 형성된 금액보다 낮게 책정하라고 언급한 것이 오히려 공정한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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