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쥐의 왼쪽 전두엽을 자극하면 우울증 증상이 치료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대수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증상이 발현될 때 두뇌 좌우 반구 활성화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8월 25일자에 개제됐다.
김대수 교수는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참여 연구원은 홍지소(공동 제1저자, KAIST 박사과정), 이은이(공동 제1저자, KAIST 박사), 박영균(공동저자, KAIST), 채수진(공동저자, KAIST), 김용(공동저자, 미국록펠러대학) 씨 등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 스트레스 저항성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뇌가 스트레스를 받지만 우울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있는 기전을 밝혀낸 것이다. 우울증 환자의 좌반구 활성을 조절하면 정상으로 회복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 규명했다.`
연구진은 좌우 전전두엽이 스트레스 저항성에 서로 다른 기능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워놓고 실험했다. 수컷 쥐들 사이에서 실험쥐가 서열이 높은 쥐에게 지속적으로 공격받게 함으로써, 사회적 패배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했다. 생쥐는 스트레스를 견디는 내성군과 견디지 못하는 취약군, 두 그룹으로 나눴다. 내성군은 좌우 반구 활성이 균형을 이룬 반면 취약군에서만 좌반구 내측 전전두엽의 활성이 감소되어 있었다.
빛으로 신경의 활성을 조절하는 광유전학기법을 이용해 스트레스 취약군 생쥐 내측 전전두엽 활성도를 증가 시켜주었더니 이들의 우울증세가 회복됐다. 반면, 스트레스 내성군의 정상이었던 쥐의 좌반구 활성을 억제했더니 우울증세가 나타났다.
실험에 이용된 광유전학(Optogenetics)기법은 특정 파장의 빛에 반응하는 채널로돕신을 이용해 신경 활성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채널로돕신 종류와 빛의 파장에 따라 신경 활성화 또는 억제가 가능하다.
김대수 교수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서 나타나는 이상 행동의 치료와 회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의료 기기 및 약물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뇌 좌우 반구 기능 차별성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