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계좌이동제, 각 은행 `집토끼` 사수 방안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계좌이동제 실시를 앞두고 각 은행이 주거래 고객 잡기에 한창이다. 은행별로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 마련이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나이스알앤씨가 성인 약 2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0% 이상 응답자가 ‘계좌이동제 도입 시 주거래은행 변경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은행이 앞다투어 계좌이동제 상품에 공들이는 이유다.

가장 먼저 계좌이동제 준비에 나선 것은 우리은행이다. 본격적인 계좌이동제가 실시되는 10월을 전후해 상품 출시를 기다린 타행과 달리 우리은행은 연초부터 3단계 시장 돌파 자구책을 마련했다.

1단계로 우리은행은 지난 3월 10일 계좌이동제를 대비한 주거래 통장·카드·신용대출 상품 패키지를 출시했다. 2단계 전략으로 지난 8월 예·적금 결합상품 ‘우리주거래예금’을 출시했다. 이어 마지막 3단계 전략으로 일정 요건 충족 시 통신비를 비롯해 아파트관리비 출금 전용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주거래 통신, 관리비 통장대출’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시차를 두고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잇따라 상품군을 내놓은 ‘고객 쌍끌이 전략’을 펼친 셈이다. 일반적인 금융 서비스부터 주거래 고객의 생활 밀착형 금융서비스까지 확대해 고객 혜택을 세분화했다.

일찌감치 주거래 고객 특화 상품을 내놓은 덕분에 우리은행의 실적도 타행을 압도한다. 8월 31일 기준으로 ‘우리 주거래 고객 상품 패키지’는 총 102만4117계좌 거래 실적을 기록했다.

소환영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 개인상품팀장은 “주거래 고객을 위한 상품 1단계에서는 기본적인 거래 상품을 제공했다면 2단계, 3단계에 갈수록 보다 세밀하게 전략을 짜서 주거래 고객을 유치하는데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계좌이동제에 대비한 만큼 우리은행은 ‘주거래 고객’ 기준을 선도적으로 마련했다. 대출, 급여나 연금 계좌, 공과금, 카드 등 일정 조건을 충족시킬 때 주거래 고객으로 정의했다. 타행이 계좌이동제의 주거래 기준을 마련할 때 기준이 됐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 말 계좌이동제 특화 신상품인 ‘KB국민ONE라이프 컬렉션’을 출시했다. 통장, 카드, 적금, 대출 4개 군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으로 KB국민은행은 간단하면서도 혜택은 폭넓은 구조로 설계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7월 말 출시한 KB국민ONE통장은 지금까지(8월 31일 기준) 13만3223계좌를 돌파했다.

신한은행은 ‘신한주거래통장’과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신한미래설계통장’의 투 트랙 전략으로 주거래 고객 유치에 나섰다. 은퇴 비즈니스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신한미래설계’ 브랜드를 선포한 신한은행은 은퇴고객을 주거래 고객으로 잡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전 연령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한주거래통장’과 중장년층 대상 ‘신한미래설계통장’의 입출금 상품 판매 실적의 합은 30만계좌(9월 2일 기준)를 넘어섰다.

IBK기업은행은 주거래 고객을 위해 ‘IBK평생가족통장’을 선보여 지금까지(8월 31일 기준) 5만7853계좌를 유치했다. 이 상품은 입출식과 적립식, 거치식 예금으로 구성돼 주거래고객에게 수수료 면제와 금리우대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10월 중으로 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객 기준을 보다 완화하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