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토털 솔루션 인도 완성차 공급 `기염`

국내 중소 SW업체 오비고가 해외 완성차 업체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통합 솔루션을 공급한다.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같은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은 물론이고 콘텐츠 소싱, 앱 및 서버 개발, 서비스 운영까지 모두 담당하는 통합 모델이다. 해외 완성차 업체가 우리나라 차량용 SW 및 인포테인먼트 기술 경쟁력을 인정한 계기로 평가된다.

오비고 직원들이 인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커넥티드카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오비고 직원들이 인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커넥티드카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오비고(대표 황도연)는 인도 유력 완성차 업체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통합 솔루션 ‘오비고 앱 패키지’ 공급 계약을 맺고 서비스 개발 및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인도 완성차 업체는 연내에 자국에 출시할 신차에 오비고 앱 패키지를 최초로 탑재하고 향후 적용 차종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비고 앱 패키지는 개방형 웹 표준 HTML5를 기반으로 다양한 클라우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뉴스 및 증권 정보 등 콘텐츠 제공은 물론이고 운전자 위치에 기반한 다양한 응용 서비스가 가능하다. 차량 위치에 따라 주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애플과 구글이 자체 OS를 기반으로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운전자에게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오비고는 콘텐츠 공급 계약부터 애플리케이션 개발, 인증, 서버 운영 등을 통합 제공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완성차 업체는 차량 모델과 출시 시기에 따라 자사 브랜드만의 특화 서비스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가 브랜드와 차급에 상관없이 똑같은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는 ‘판박이’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셈이다. 또 차량 상태 및 운행 정보를 활용한 차량 IoT(사물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국내 SW 업체가 해외 완성차 업체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이르기까지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황도연 사장은 “인도 현지 콘텐츠 업체 발굴부터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한 서비스 운영까지 모두 담당하게 됨으로써 우리나라 차량 인포테인먼트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공급 계약은 미국 글로벌 전장 부품업체와 협력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인도 상용화 이후 미국, 유럽 완성차 공급 및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운용체계(OS) 시장서 애플·구글과 경쟁한다.’

이번 오비고 수출 사례는 글로벌 자동차 OS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새로운 대안 세력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용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는 가운데 오비고가 차별화를 무기로 애플과 구글의 보완재이자 대항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용자 편의를 위해 애플과 구글 스마트폰 연동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사뭇 다르다.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당장은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 인포테인먼트에 한정되지만, 향후 차량 OS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은 차량 운용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 시장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완성차와 IT 업체 간 주도권 경쟁의 서막이다.

도요타와 포드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도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OS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오비고가 제공하는 커넥티드카 토털 솔루션은 완성차 업체가 서비스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다.

황도연 사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애플, 구글과 협력하면서도 앱 개발 및 서비스 유지관리 등에 만만치 않은 역량이 소모되자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가 주도하는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선진 완성차 업체에도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자동차 IoT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