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이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동하는 ‘스마트 체온계’를 개발했다. 측정한 체온수치를 스마트폰으로 관리하거나 의료진에게 전송할 수 있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처럼 원격 진료가 필요할 때 유용할 전망이다.
엠트리케어(대표 박종일)는 적외선을 이마에 쏘아 체온을 측정하는 비접촉식 스마트 체온계를 개발했다. 비접촉식 체온계는 시중에 다수 출시됐지만 이 제품은 일반 체온계와 달리 블루투스를 내장했다. 열을 재면 해당 정보가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에 전송된다.
언제·누구의 체온이 얼마였는지 스마트폰 속 애플리케이션에 입력돼 체온 변화를 확인하거나 관리가 편해 스마트 체온계란 이름을 붙였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스마트폰과의 연동으로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감염질환 관리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여 향후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
지난 5월 메르스 발생 후 자가격리자가 속출하면서 의료진은 큰 고충을 겪었다. 격리자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매일 아침, 저녁으로 전화나 문자를 걸어 체온 측정 결과를 확인해야 했다. 만약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체온계가 보급되고, 측정 결과가 병원이나 보건소 쪽으로 전달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면 불편이 크게 줄고, 보다 신뢰성 있는 모니터링 체계가 구축됐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마트 체온계는 연내 의료기기 관련 인·허가를 마친 후 내년 초 양산될 예정이다. 엠트리케어는 스마트 체온계가 다방면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체온계 개발뿐 아니라 개인건강관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박종일 엠트리케어 대표는 “병원·학교·보험회사 등과 협력하면 새로운 형태의 개인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생태계 구축을 위해 의료데이터 표준 기반의 서비스개발도구와 오픈(Open) API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엠트리케어는 국내 모바일 플랫폼, 브라우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1세대로 인력이 구성된 기술 기업이다. ETRI에서 생체 정보 측정 관련 핵심 기술 특허를 양도받아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는 2013년 5월 설립됐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