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회생을 향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인수자가 나왔어도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채무 관계 세부적인 해결과 조정이 첩첩산중인데다, 실망하고 떠난 직원들이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도 정해진 바 없다. 향후 주력 사업 무대를 두고도 여러 관측이 무성하다. 동남아·인도 등 신흥국 중저가폰 시장에 집중하면서 한국에선 완전히 발을 뗀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팬택은 국민이 키운 기업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해도 성능 좋고 디자인 좋은 폰에 소비자는 열광했다. 시리즈를 이어가며 한 모델 제품 생명이 다할 때까지 쓰던 ‘팬택팬’들이 무수했다. 벤처로 창업해 국민들 사랑으로 큰 기업이다.
이 처럼 태생과 성장 뿌리가 한국에 있는 팬택은 향후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기업 정체성까지 잃어버리면 안된다.
아무리 스마트폰 소비트렌드와 시장 특성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 마음까지 변하지는 않는다. 중국·대만 제품 득세가 꼭 팬택의 몰락을 가져온 것도 아니다. 결국, 얼마나 좋은 기술과 제품으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느냐의 경쟁이고, 누가 더 빨리 혁신하고 변화하느냐의 경쟁인 것이다. 그 성패는 아직 갈리지 않았다.
팬택이 탁월한 개발력과 도전정신으로 동남아 중저가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은 나름 전략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그 도전이 우리나라 시장 틈새에도 분명히 남아 있음을 인정한다.
다만, 주력을 해외에 두고 사업하더라도 팬택 정신의 뿌리까지 해외로 옮겨가선 안된다. 더욱이 미래 가치를 거대자본 힘에 무기력하게 팔아버리는 선택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직도 팬택의 탄생과 성장역사, 그리고 마지막 생산라인을 기억하는 국민이 많다. 팬택을 인수해 다시 새 역사를 만들려는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도 이런 기억과 시선을 가장 무섭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