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4개월 핀테크 기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외환 송금 시스템을 개발했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해 외환 송금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해 기존 외환 송금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트리미(대표 이준행)는 개방형 네트워크 기술의 일종인 블록체인을 이용한 외환 송금 솔루션을 개발했다.
기존 금융의 보편화된 외환송금은 폐쇄형 금융 전용망을 이용, 돈을 주고받는 것이 보통이다. 각 은행별로 전산망과 보안 등에 투자해야 할 금액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외환을 보내는데 걸리는 시간도 국가와 지역에 따라 2~3일을 넘기고 수수료도 상당하다. 반면에 블록체인을 이용한 외환거래는 빠르면 1시간 안에 완료된다. 블록체인은 누구에게나 개방된 데이터 네트워크이지만 해킹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인터넷의 등장은 정보와 통신방식에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이처럼 블록체인 시스템도 금융 거래 처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당사자끼리 금전 가치를 교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스트리미의 설명이다.
이준행 사장은 “처음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유망함과 발전 가능성에 매료됐기 때문이었다”며 “글로벌 대형 금융사 산탄데르, 씨티그룹, 뉴욕은행 등도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실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의 글로벌 금융업계가 블록체인 기술에 갖는 관심도는 상당하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사 안드리센호로비츠 등도 앞다퉈 블록체인 기술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 국책은행 ABN 암로 혁신센터장은 은행 공식 블로그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두고‘떠오르는 대박’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준행 사장은 “국내 핀테크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도 세계 표준으로 활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금융 기술은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스타트업의 기술이 시장에서 힘을 받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권과의 협업이 필수다. 현재 스트리미는 신한금융지주가 운영하는 핀테크 벤처 액셀러레이팅 기관인 ‘퓨쳐스랩’에 입주해 있다. 신한은행과 스트리미는 현재 공동으로 베타서비스 차원에서 외환송금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사장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을지를 그리며 시스템 고도화에 매진하고 있다”며 “국내 외환금융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용어설명: 블록체인이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일본인 개발자가 개발한 위조가 불가능한 오픈형 네트워크 기록 시스템을 말한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지만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내역을 보내주고 거래할 때마다 이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위조를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