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삼성1로에 위치한 레이언스의 제조 라인은 마치 반도체 공장을 보는 듯 했다.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의 꼼꼼한 모습뿐만 아니라 와이어 본딩과 같이 실제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장비들이 가동되고 있었다. 이미지 센서만 파운드리에 위탁해 생산할 뿐 반도체 설계-패키징-완제품 제조까지 모두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레이언스는 디지털 엑스레이 시스템에 들어가는 디텍터를 개발·제조하는 전문 기업이다. 일반에게는 생소한 디텍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엑스레이 영상을 디지털 영상정보로 바꿔주는 장치다. 병원에서 엑스레이가 정상 작동하는데 없어선 안 될 핵심 부품인 셈이다.
레이언스는 이 디텍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으로 평가된다. 디텍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반도체 및 패널 설계를 직접하고, 신틸레이터(방사선 검출용 형광체) 등 핵심 소재와 부품들을 외부 의존하지 않고 내재화했다.
특히 소면적 촬영에 적합한 CMOS디텍터뿐 아니라 대면적용 TFT디텍터를 모두 자체 기술로 확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 기업으로 꼽히는 A사도 TFT디텍터만 자체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레이언스의 이런 기술력은 최근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24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754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났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3억원에서 105억원으로 열 배 이상 뛰었다. 올해 성장 역시 확실시 된다.
레이언스는 성장세에 본격적인 가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투자 강화를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했다. 회사는 내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오는 11월 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현정훈 레이언스 대표는 “다음 세대에 대한 기술 준비와 라인 자동화,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필요하다”며 “자금 확보를 위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쟁력 배가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본격 확대할 방침이다. 현 대표는 “전세계 디텍터 시장의 디지털 전환율은 현재 약 20% 수준”이라며 “디지털에 대한 높은 잠재 수요가 존재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한 기술 향상과 신속한 고객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레이언스는 국내 최대 치과용 엑스레이 전문 업체 바텍의 자회사다. 2011년 5월 바텍 내 디텍터 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됐다. 의료 외 다른 영역에도 디텍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별도 회사로 독립시켰다. 레이언스 매출 중 바텍 비중은 현재 35% 수준이다.
레이언스는 의료용 엑스레이 외에도 PCB 검사나 폭발물 탐지에 쓰이는 디텍터도 만들고 있다. 이 회사 동물용 엑스레이 디텍터는 세계 시장 1위다.
화성=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