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결제, 하반기 전 금융권으로 확산

스마트워치로 결제하는 ‘웨어러블 금융’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NFC 연동이 가능한 기기 개발 상용화에 나서면서 은행권은 물론이고 카드사까지 ‘페이전쟁’에 가세하고 있다. 단순 금융 조회 기능을 뛰어넘어 교통카드 결제와 일반 신용카드 기능까지 탑재하는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또 다른 핀테크 간편결제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스마트워치에 다양한 결제 기능을 연동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비씨카드는 삼성전자가 새롭게 출시하는 스마트워치 ‘기어S2’에 최초로 카드 결제 서비스 ‘BC Pay’를 탑재한다.

해당 서비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방식을 통해 삼성 기어S2 상용화 시점에 맞춰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웨어러블 기기의 결제방식은 바코드 리더기에 대거나 결제 전 비밀번호 혹은 지문 인증을 해야 하지만 BC Pay는 NFC 동글 단말기에 터치만 하면 결제할 수 있다.

가상카드번호로 안전하게 결제를 진행하는 토큰(Token) 방식을 적용한 데 이어 국내 처음으로 스마트워치 내장 보안칩에 카드 정보를 저장해 거래하는 eSE(Embedded Secure Element) 결제 방식을 도입했다. 모바일 통신 네크워크에 연결돼 있지 않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결제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항상 소지하고 있을 경우에만 결제가 됐던 기존 웨어러블 결제서비스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BC Pay 서비스는 오픈 이후 우리카드에 최초로 적용되며 추후에 하나카드, 씨티카드 등 다른 회원사 고객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KB국민카드도 스마트워치 결제 연동을 위해 삼성전자, LG전자와 물밑 접촉을 시작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와 카드 결제 연동을 위해 최근 삼성, LG와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삼성페이에 이어 삼성 웨어러블 기기 연동은 대부분의 카드사가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한카드도 국내 최초로 애플워치용 앱을 상용화했다.

은행권도 웨어러블 기기 연동을 위한 개발 작업이 한창이다. 농협은행은 ‘NH워치뱅킹’ 고도화를 위해 비티웍스와 NFC기반 결제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이르면 하반기에 NH워치뱅킹을 통해 결제 기능까지 구현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단순 조회와 ATM 입출금 기능을 넘어 지불결제가 가능하도록 작업을 시작했다.

미국 IT 리서치·컨설팅사인 트랙티카(Tractica)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반 결제 예상금액은 2015년 기준 31억달러 수준이나 2020년 50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 결제는 NFC나 RFID 방식 등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