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가뭄을 견디는 메커니즘 세계 최초 규명

국내 연구진이 식물이 가뭄을 견디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원리를 활용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상대 윤대진 교수팀은 식물 내 단백질인 유카(YUCCA)의 활성산소 제거 기능과 이를 통한 식물의 가뭄 내성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는 가뭄을 비롯한 심각한 환경재해를 초래해 식량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래 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식물 외부환경 인식 방법 및 스트레스 방어 시스템을 개발하고, 유용 유전자를 확보해 환경저항성 식물체를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연구팀은 식물의 생장과 발달에 관여하는 식물호르몬인 옥신을 합성·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카 단백질을 식물체에 대량 발현하면 환경변화로 생긴 스트레스가 식물체 내에서 다량의 활성산소를 발생시켜도 식물이 잘 견디는 것을 발견했다.

활성산소는 외부 환경스트레스에 의해 야기되는 세포내 독성 물질로 심각할 경우 세포사멸을 유도한다.

연구팀이 정확한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아미노산 서열을 분석한 결과 유카 단백질에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하는 효소 단백질과 유사한 유전 영역이 있음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는 유카 단백질이 식물체에 가뭄 저항성을 부여한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기후변화에 견딜 수 있는 맞춤형 작물 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또 유카 단백질이 옥신 합성 뿐 아니라 세포내 활성산소 소멸을 조절한다는 것을 밝혀내 하나의 단백질이 두 가지 기능을 가진다는 사실을 표현형으로 밝힌 세계 최초의 연구다.

윤대진 교수는 “식물이 가뭄을 견뎌내는 비밀을 분자수준에서 세계 최초로 규명함으로써 미래 인류 식량난 해결에 공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 8월 28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