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가해진 충격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화학 물질이 개발됐다. 풋볼 등 스포츠 영역이나 군용 헬멧 등 군수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주목된다.
최근 펜실베니아대학 연구진이 충격에 따른 뇌 손상 여부를 추적하는 물질을 개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슈 양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충돌 강도를 측정해 이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화학 스트립을 만들었다.
이 물질은 형태에 따라 스스로 색상을 바꾸는 작은 결정들로 이뤄졌다. 나비 날개나 공작 깃털 등에서 무지개 빛을 구현하는 ‘구조화된 색’과 같은 방식이다. 힘이 가해지면 결정 형상이 바뀌면 이에 따라 색상이 변한다.
슈 양 연구원은 “스위스 치즈처럼 아주 구멍이 많은 형태”라며 “외부에서 강한 힘이 가해지면 기본적 구조가 손상되는 방식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빌라노바대학과 함께 힘에 따라 색상을 제어하도록 만들었다. 가해지는 힘의 강도에 따라 결정 색을 주황색에서 녹색이나 보라색으로 바뀌게 했다. 예로 시간당 80마일의 속도로 벽에 부딪히는 차량 정도의 힘이면 보라색이 된다.
같은 힘이 더 높은 속도로 가해질 때 생기는 변수도 해결했다.
개발된 물질은 운동선수용이나 군인용 헬멧에 쉽게 결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헬멧에 센서 등 외부 기기를 활용해 이 같은 충격을 측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내셔널풋볼리그(NFL)과 제너럴일렉트릭(GE)은 혈액 검사, 영상 등으로 뇌 손상을 감지하는 방법을 찾는 콘테스트를 열고 여기에 자금을 지원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물질은 풋볼 게임 도중 태클이 들어오거나 폭탄이 폭발할 때 마치 리트머스 종이처럼 색이 변한다.
한계도 있다. 펜실베니아대학 연구진이 선보인 기술로도 정확히 부상을 측정하기는 힘들다. 이 기술은 단지 부딪힐 때 힘만 측정하기 때문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화학 스트립을 헬멧에 접목하면 유용한 것은 분명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국민건강시스템에 근무하는 제랄드 지오이아 신경심리학 최고위원은 “뇌는 상처를 입을수록 취약해진다”며 “초기에 문제를 감지할수록 치료도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