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OTT:Over The Top)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Netflix)’가 내년 초 한국 방송 시장에 상륙한다.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자체 제작 콘텐츠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초고화질(UHD) 콘텐츠 분량, 저렴한 월 이용료라는 삼박자를 앞세워 글로벌 방송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처럼 유료방송을 탈퇴하는 ‘코드커팅’ 현상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그레고리 피터스 넷플릭스 글로벌 사업 총괄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 기조연설에서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피터스 총괄은 “넷플릭스는 이미 한류 콘텐츠 수십개를 미국, 브라질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전달하고 있다”며 “내년 초에는 한국 시장에 진출해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해외 국가에서 현지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와 제휴·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을 폈다. 기존 사업자가 구축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와 데이터 송출망을 활용하면 초기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사업자는 넷플릭스가 보유한 콘텐츠로 새로운 상품군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달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일본에서 통신 사업자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았다. 한국에서는 현재 IPTV를 포함한 유료방송 사업자와 접촉해 콘텐츠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넷플릭스는 유료방송 셋톱박스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형태로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셋톱박스에 내장한 수신제한시스템(CAS)으로 손쉽게 과금 체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스 총괄은 “넷플릭스는 그동안 각국 유료방송 등과 제휴해 요금을 통합 과금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며 “넷플릭스 앱을 셋톱박스와 통합하면 기존과 동일한 시청 환경에서도 간편하게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내 사업 형태를 암시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추진 중인 콘텐츠 경쟁력 강화 전략도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연내 450시간에 달하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세계 각국에서 동시 공개할 예정이다. UHD 콘텐츠 분량 확대는 물론이고 화면 밝기·명암비를 개선해 한층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 포멧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영화 사업에도 가속을 붙여 다음 달부터 프랑스, 일본, 멕시코에서 제작한 영화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피터스 총괄은 “세계 최고 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한국은 인터넷TV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한국 콘텐츠 제작자와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기존 한국 콘텐츠를 세계 시장에 배급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