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하드웨어 판도 흔든다

클라우드가 글로벌 컴퓨팅 장비 시장 판도를 바꿔놓았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이 자사 서비스 최적화를 위해 서버나 스토리지를 맞춤 형태로 구매한다. 그럼에도 국내 시장 변화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스토리지와 서버 시장에서 위탁 생산 비중이 급증 추세다.

IDC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스토리지 시장에서 주문자 의뢰로 생산해 공급한 제품(ODM)이 10억1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시장 비중이 10%를 돌파했다. 이 기간 EMC·델·IBM 등 스토리지 상위 기업 매출이 일제히 감소한 것과 달리 ODM 스토리지 수요는 작년 동기보다 25.8% 증가했다.

서버 시장에서도 ODM 제품은 강세다. ODM 서버는 올 2분기 9억4300만달러 어치가 판매돼 전체 서버 시장에서 7% 비중을 차지했다. 올 2분기 ODM 서버는 작년 동기 대비 12.9% 판매가 증가, 전체 시장 평균 성장률(6.1%)을 크게 상회했다.

컴퓨팅 장비 시장에서 ODM 제품이 부상하는 현상은 클라우드 확산과 연관 깊다.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이 클라우드 사업·서비스를 확대하면서 데이터센터 등 관련 인프라 확충에 투자를 강화한다. 이 때 필요한 장비를 전통 브랜드 제품이 아닌 위탁생산방식으로 바꾼 것이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변화는 국내에서도 감지된다. 네이버·KT·삼성SDS 등 대형 IT 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자사에 필요한 맞춤형 장비를 위탁생산을 통해 도입하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글로벌 추세와 달리 국내에서는 ODM 시장이 비중 있게 확산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박예리 한국IDC 책임연구원은 “ODM은 대량 발주가 수반되고 시스템 성능 관리와 유지가 필요한 데 국내 기업들은 이에 대한 역량이 다소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자료:IDC>


자료:IDC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