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증시에서 외국인의 대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9일까지 25거래일째 매도가 이어지고 있어 역대 두 번째로 긴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순매도 규모가 갈수록 줄고 있어 조만간 순매수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이 9일까지 순매도한 규모는 5조원대로 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긴 기록이다. 전날까지는 2005년 9월 하순과 공동 2위였다가 9일 또 순매도에 나서면서 단독 2위가 됐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신흥국 주식형펀드에서는 8주 연속 자금이탈이 이뤄지고 있다.
외국인이 신흥국 증시를 떠나 자금을 모으는 이유는 미국 금리인상을 대비하려는 포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009년 3월 1차 양적완화 후 6년 6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까닭이다.
만약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게 되면 달러자산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고 반대로 신흥국 자산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주요 금융투자사인 골드만삭스와 JP모건자산운용, 도이체방크 등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작다며 12월 인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주목된다.
8일(현지시각) 미국과 유럽 증시는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과 중국 증시 급등에 힘입어 급반등했다. 9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6% 이상 크게 올랐다.
국내 증시도 코스피가 3% 가까이 오르며 1930선에 올랐고 코스닥은 3.52% 급등하며 660선에 안착했다. 이날 외국인은 장중 사자를 이어가 25거래일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는거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지만 장 막판 매도물량을 쏟아내며 순매도로 전환했다.
하지만 매도세가 수천억 단위에서 수백억 단위로 급격히 줄어들어 다음주 FOMC 이전에 순매수 전환이 예상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는 외국인의 주식시장 복귀를 유발할 이벤트로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와 FX(선물환) 변동성 축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며 “예상대로 FX 변동성이 축소된다면 외국인은 환차익과 투자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신흥국 주식을 자시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