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재즈는 강점인 이미지센서(CIS), 무선주파(RF), 전력관리반도체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기존 경쟁력이 더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올해로 10년째 이스라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타워재즈를 이끌고 있는 러셀 엘방거 CEO
는 아날로그 공정에 특화된 기술력에 자신감을 표했다.
지난 10일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술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그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 타워재즈의 안정적인 아날로그 공정 기술과 지원을 강조하며 협력을 당부했다.
타워재즈는 RF, 전력관리반도체, 이미지센서 등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에 특화된 파운드리 기업이다. 매출은 2012년 6억3900만달러(약 7581억원)에서 2013년 5억500만달러(약 5992억원)로 주춤했다가 2014년 8억2800만달러(약 9824억달러)로 뛰어올랐다. 올해는 9억5500만달러(약 1조1330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순수 파운드리 기업 순위는 2013년 8위에서 지난해 6위로 올라섰다. 상위 10개 기업 중 매출이 64%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통신 주파수가 3G에서 4G로, 이후 5G로 변하면서 탑재해야 하는 모바일 RF 프런트엔드모듈(FEM)이 증가해 자연스럽게 타워재즈도 매출이 늘었다. 가격이 높은 갈륨아세나이드(GaAs) 위주 공정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RF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SOI) 공정으로 대체하고 비중을 높인 것도 실적 확대에 주효했다.
타워재즈는 지난해 일본 파나소닉과 합작법인 ‘TPSCo’를 설립하고 파나소닉의 일본 내 팹 3곳을 확보했다. 기존 이스라엘과 미국 팹에 이어 일본에 새롭게 팹을 확보하게 돼 아시아 지역 반도체 기업과 협업이 더욱 용이해졌다.
엘방거 CEO는 “타워재즈는 메모리와 디지털 로직 파운드리가 없고 아날로그 공정에 집중한다”며 “기존 이스라엘과 미국 팹은 물론이고 일본 아날로그 팹을 활용하면 한국 기업이 물리적 거리 때문에 지출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비메모리 분야인 자동차와 IoT 시장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타워재즈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전력관리반도체, RF 등은 이미 타워재즈가 기술력을 인정받은 분야기 때문이다.
IoT 시장 성장도 긍정적이다. 인텔의 3차원 심도감지 기술을 접목한 ‘리얼센스’ 카메라 칩도 타워재즈 팹에서 생산한다. 끊김없는 연결성을 제공하는 RF 커넥티비티 칩, 초저전력 전력관리칩, 멤스(MEMS), 이미지센서 등 IoT 시장에 적합한 기술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엘방거 CEO는 “최근 IoT 시장은 지나치게 저전력 기능에만 집중하고 있어 아직 시각이 좁은 것 같다”며 “사물 간 끊김없는 연결성을 제공하는 RF 기능을 더 고도화하는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엘방거 CEO는 2013년 이후 회사가 빠르게 성장한 것은 직원, 고객기업, 목표 설정 3박자가 고르게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완벽한 비전은 있을 수 없다”며 “고객 기업과 직원이 충분히 소통하면 연구개발 동력을 얻고 성장하게 되므로 결국 고객이 타워재즈를 완벽한 비전으로 이끌게 된다”고 말했다. 또 “한국 기업은 타워재즈가 뭘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게 만드는 좋은 동력”이라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