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1세대 모바일 전자지갑으로 손꼽히던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중단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비스 중계역할을 담당하는 금융결제원과 시중 은행 6곳이 회의를 갖고 향후 서비스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협의를 시작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유료서비스 전환 문제와 카카오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 획득 여부를 놓고 시중 은행이 서비스 참여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의견을 금결원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체 은행권 의견을 모으기 위해 15일 16개 은행이 모두 참여하는 2차 모바일협의체 주관 내부회의를 진행한다. 지난 11월 출시된 뱅크월렛카카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으로 업계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대형은행의 일평균 이용건수는 500건, 지방은행은 100건이 안 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체면을 구겼다.
서비스 중단 사태 이면에는 서비스 유료화로 인한 갈등과 카카오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 취득 여부가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무상으로 송금서비스 등을 제공했던 은행은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유료화를 요구해왔고 최근 수수료 폭을 놓고 일부 갈등을 겪었다.
서비스에 참여했던 한 은행 관계자는 “카카오가 유료화 전환을 약속했지만 이후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유료화 논의를 시작했지만 온도차가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 취득 여부도 논란거리다. 카카오가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할 경우 IT기업이 아닌 경쟁 은행에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여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뱅크월렛카카오를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가 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신한은행 계좌와 금융 정보를 국민은행에 제공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은행 개별 정보를 다른 은행에 무료로 개방하는 서비스 모델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결원 관계자는 “서비스 중단은 사실무근”이며 “금융권과 서비스 고도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 확대 해석된 것 같다”고 부인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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