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러시아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러시아 모바일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구글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규제 당국은 구글이 시장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규제 기관은 구글이 유튜브, 지메일 등 구글 앱을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에 선탑재한 것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규제 당국은 구체적인 구글 제재 방안을 10일 뒤 발표한다. 외신은 구글이 벌금을 물거나 안드로이드 OS 규정을 바꾸는 등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글 측은 “아직 어떠한 판결 내용도 듣지 못했다”며 “판결이 나오게 되면 그때 향후 대책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검색기업 얀덱스는 지난 2월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얀덱스 앱을 사전 설치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왔다면서 구글을 제소했다.
이번 결정으로 구글이 러시아 모바일 시장에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러시아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OS 점유율은 전체 러시아 스마트폰 OS 중 60%를 넘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안드로이드가 구글 검색을 널리 배포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쓰인다고 분석했다. 외신은 특히 요즘 많은 이가 데스크톱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기 때문에 구글 앱 선탑재가 구글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글과 러시아 정부 간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 자국민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기업은 해당 서버를 러시아 내 둬야 한다는 법을 제정했다.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자 구글은 러시아 기술 부문을 철수시켰다.
구글은 유럽,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에마르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EU 판결이 구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켄세나 금융자문회사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는 “구글에 유럽시장이 러시아 시장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EU 결정이 러시아 판결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